[단독] 한강 하구까지 치고 들어온 中어선… 손 못대는 한국

중국 어선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한강 하구까지 침입해 불법 조업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해군과 해경은 해당 구역이 북한과 가깝고 유엔군사령부가 관할하는 중립 지역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들어가 단속할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지켜만 봐야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12일 군과 해경에 따르면, 서해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이 작년부터 NLL을 타고 강화도 근처 교동도의 서쪽과 북쪽 구역까지 침범해 조업 행위를 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작년에는 간헐적으로 수척이 들어왔는데, 올해 들어선 통상 10여척으로 늘었다"며 "20~30여척이 떼를 지어 몰려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4월 말 꽃게잡이 철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중국 어선들이 거의 매일 교동도 부근에 출몰하고 있다고 한다. 교동도 해안 500m 이내까지 접근하는 바람에 이곳을 지키는 해병대가 경고 방송을 하는 경우도 빈발한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작년까지 중국 어선들은 주로 연평도 근해에서 조업을 했는데, 최근 어선끼리 경쟁이 심해지자 한강 하구까지 밀려든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은 중국 어선들의 NLL 부근 조업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어선의 한강 하구 침입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지역은 유엔군사령부가 관할하는 중립 지역이기 때문에 해군 함정과 해경 경비정을 포함한 우리 선박이 진입하려면 유엔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북한 해안과 가까워 해안포 등 북한 공격에 노출될 위험도 비교적 크다. 이곳 수심은 해수면이 가장 높을 때를 기준으로 3~5m 에 불과해 50t급 이상의 경비정 활동이 제한된다. 지난 9일 해경은 경비정 대신 고무보트를 타고 중국 어선 퇴거 작전에 나서기도 했다. 해군은 "중국 어선은 민간 선박이기 때문에 (군이) 물리적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며 "중국어 경고 방송 등의 조치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외교부는 작년부터 중국 정부에 중국 어선의 한강 하구 불법 침범을 막아달라고 공식 요청했지만, 중국 정부의 대응은 미지근한 상태다. 군과 해경은 13일 중국 어선의 한강 하구 침범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우리 측은 유엔사에도 퇴거 및 나포 조치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작년 한 해 불법 조업 때문에 우리 해경에 나포된 중국 어선은 568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