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답사를 마치고 외곽지역을 둘러보는 날, 만달레이 외곽은 보통 아마라뿌라, 잉와, 사가잉, 밍군 4곳을 꼽는데 앞서 아마라뿌라의 마하간다용 짜웅에서의 대중공양과 우베인 다리를 둘러보았다. 이제 잉와는 시간관계로 생략하고 사가잉을 거쳐 밍군으로 향하였다.
사가잉(Sagaing)
만달레이에서 약 16Km 남서쪽에 있는 사가잉은 9세기 버마족이 이주하여 마을을 형성하였으며, 영국 식민지 시절 잉와 다리가 건설되어 배를 타지 않고도 쉽게 건널 수 있게 되었다.
사가잉 힐 (Sagaing Hill)
사가잉에서는 전망 좋은 사가잉 힐(240m)에 올라보기로 하였는데 만달레이 힐을 올라갈 때와 마찬가지로 픽업트럭을 타고 좁다란 산길을 꼬불꼬불 잘도 올라가는 것이 여간 신기한 것이 아니다.
사가잉 힐은 전날 시내에서 올랐던 만달레이 힐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전체적인 풍경을 조망하는 전망대 역할, 그리고 화려한 사원이 있는 언덕에 올랐다가 내려와서는 멋진 점심을 먹었다. 주로 외국인들이 이용한다는 미얀마음식점에서 각자가 원하는 음식을 시켜 먹는 방식인데 전체적으로 입에 맞는 곳이었다.
배낭여행중인 한국인 두 명을 만났는데 그들은 이곳에서 현지여행사의 one-day 투어로 사가잉 힐에 올랐다고 한다. 잠깐 고국 사람 만난 즐거움을 나누고 헤어진 우리는 밍군으로 가기 위하여 다시 만달레이 시내로 들어왔다.
밍군(Mingun)
만달레이 서쪽으로 길게 에야와디 강이 흐르는데 조금 전에 들렸던 사가이는 하류, 즉 남쪽에 있고 밍군은 그보다는 상류에 있는데 사가이는 다리로 건너가지만 밍군은 다리가 없어 별도의 배를 타고 건너가야 한다.
작은 마을에 불과하지만, 세계 최대의 전탑인 밍군탑과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는 밍군벨이 있어 많은 관광객이 들려보는 곳이다. 가능하면 에야와디 강에서의 일몰을 보기 위하여 마지막 순서로 밍군을 정하였다.
마얀찬 선착장 (Mayan chan Jetty)
1시간 남짓 강을 거슬러 올라가니 맞은편에 작은 마을 밍군이다. 입구에는 입장료를 받는 곳이 있었으며 동네 아이들과 잡다한 기념품을 파는 여인네들이 우리를 반기며 달려든다. 아이들은 제각각 몇 마디씩의 한국말을 하고 있었으며 밍군 탑 꼭대기까지 우리를 안내하며 푼돈이라도 받아내려 애쓰는 모습이다.
밍군 파야 (Mingun Paya)
선착장에서 마을로 올라서면 우리를 맞이하는 건 부서진 거대한 사자상 2개와 그 중앙에 하늘 높이 솟아오른 거대한 건축물 밍군탑이 보인다. 꼰바웅 왕조를 건국한 알라웅파야의 아들 보도파야는 왕위에 오르자 위대한 왕인 자신에 걸맞는 세계에서 제일 큰 파고다를 짓기로 하고 1790년 건설을 시작하였는데 공사에 동원된 노예들이 혹독한 노역을 견디다 못해 달아나다 보니 가까운 인도의 아쌈지역으로 건너가게 되었고, 이들을 추격하는 왕의 군대 역시 인도 국경을 넘어가자 당시 인도를 통치하던 영국은 이를 빌미로 미얀마와 전쟁을 벌여 3차례나 교전한 끝에 미얀마 역시 영국의 식민지가 된 역사를 갖게 된 곳이다.
원래 계획상 152m까지 세우려 하였으나 100m에서 멈추었으며 이후 지진을 만나 전체적으로 균열이 나타나고 무너지고 위태위태하지만, 그 상태 그대로 놔두고 관광객들을 꼭대기까지 올라가도록 하고 있었다. 물론 별도의 입장료도 받고 있다.
밍군 벨 (Mingun Bell)
밍군 탑에서 내려와 바로 곁에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종(鐘)이라는 밍군 벨이 있다. 밍군 탑을 쌓던 보도파야 왕이 1808년에 완성하였으며, 밍군 탑이 완성되면 그 안에 설치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참고로 세계에서 가장 큰 종은 러시아 크렘린 궁에 있는 황제의 종이다. 그러나 그 종은 깨어져 소리가 나지 않으며 밍군벨은 공중에 매달려 두드리면 소리가 나는데 사람들이 그 밑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만달레이 시내를 하루, 외곽지역 중 남쪽에 있는 아마라뿌라와 사가잉을 보고 잉와는 생략한 채 다시 북쪽으로 올라와 배를 타고 건너간 밍군까지 알차게 본 이틀이었다. 이제 행장을 다시 정리해서 내일은 양곤으로 들어가 하루 투어를 하고 나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항상 시간에 쫓기는 일정이 아쉽지만, 이 또한 행복이다 생각하고 미얀마 4일 차 답사를 마무리한다.
자료제공·내나라 문화유산 답사회(http://cafe.daum.net/sm-acade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