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소곤대는 貞洞의 밤거리

5월의 마지막 주 서울 중구 정동 일대를 걸으며 한국 근·현대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정동야행(貞洞夜行)' 축제가 열린다.

서울 중구는 "오는 27일과 28일 덕수궁과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미국 대사관저 등 정동 일대 주요 역사·문화 시설 29곳을 시민에게 개방하는 정동야행 축제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5월과 10월에 이어 세 번째로 개최되는 이 행사에는 지금까지 시민 20만여명이 참여했다.

올해는 미국·영국·캐나다 대사관저가 개방된다. 미국 대사관저는 지난 1884년 조선 왕실이 서양인에게 매각한 첫 부동산이다. 서울에 있는 외국 대사관저 중 유일하게 한국 전통 가옥 양식으로 지어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총 1만여평 규모로, 대사가 주거하는 관저, 영빈관(옛 공사관·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32호), 텃밭, 수영장, 정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28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3시간 동안 영빈관만 개방한다. 영국 대사관과 성공회 성가수녀원은 사전(事前)에 신청한 시민 80명에게 문을 연다.

축제 기간 정동 일대에선 다채로운 공연도 펼쳐진다. 27일 오후 7시 30분 덕수궁 중화전에서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콘서트가 열리고, 28일 같은 시각에는 금난새가 지휘하는 뉴월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고궁음악회'가 펼쳐진다. 조선일보 미술관에서는 정동야행을 주제로 한 캘리그래피 전시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된다.

정동 세실극장은 뮤지컬 '파이어맨'의 입장료를 4만원에서 1만원으로 할인하고, 밀랍인형 박물관 '그레뱅 뮤지엄'도 입장료를 2만3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깎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