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6.05 10:05

요즘 엔화의 가치가 떨어져 여행 비용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감이 줄어 들었고 제주항공이나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국내 저가 항공사의 오사카 취항으로 항공료도 저렴해져서 많은 사람들이 일본 제2의 도시인 오사카를 많이 찾고 있다.

오사카는 인천공항에서 1시간40분 정도의 짧은 비행시간과 오사카성과 같은 볼거리, 우메다와 신사이바시 같은 대규모 쇼핑지역 그리고 도톤보리로 대표되는 음식문화까지, 한국사람이 선호하는 조건을 두루 갖춘 인기 여행지 이다.

오사카를 소개하면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문구로 ‘구이타오레’(食い倒れ)라는 말이 있는데 직역하면 ’쓰러질 때 까지 먹는다’ 이지만, 그 속뜻은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면 파산해도 좋다’라는 의미로 오사카 사람들의 식도락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말이다.

실제로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난바(難波)역 주변이나 대표적 식당 밀집 지역인 도톤보리(道頓堀)에는 오사카를 대표하는 유명 맛집들이 모여 있는데, 스시나 우동, 라멘 등 각 음식별 대표 맛집 만을 가서 먹어 보더라도 2박이나 3박의 짧은 일정으로는 대표 맛집을 모두 돌아 볼 수 없을 만큼 많은 맛집이 성업 중이다.

그래서 오사카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유명 맛집 중 여행자가 접근하기 좋은 위치에 있고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은 대중적인 식당을 선정해 시리즈로 소개한다.


카무쿠라라멘(神座ラーメン)

道頓堀店 주소: 大阪府大阪市中央区道頓堀1-7-25 (평일11:00~23:00 주말11:00~05:00)
心斎橋店 주소: 大阪府大阪市中央区心斎橋筋2-8-26 (평일10:00~07:00 주말10:00~08:00)
関西国際空港店 주소: 関西国際空港 第1ターミナルビル 3F (연중무휴7:00~22:00)

카무쿠라 라멘은 1986년 요리사 출신 창업주가 수많은 식당이 모여 있어 요식업의 최대 격전지로 불려지는 도톤보리에 9석의 좌석을 가진 조그만 라멘집으로 시작해, 지금은 오사카에만 17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고 도쿄를 포함 일본 전역에 39개의 지점을 운영하는 전국적인 규모의 유명 식당으로 성장했다.

오사카의 지역 방송사인 오사카TV의 요리 프로그램에서 3년 연속 라멘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지역 주민의 인기가 높은데, 인기의 비결은 돼지뼈 육수를 사용해 느끼하고 걸쭉한 느낌의 일반적인 일본 라멘과 달리 카무쿠라 라멘은 깔끔한 닭육수를 베이스로 하면서 배추, 파 등 야채를 많이 사용해 시원하면서 산뜻한 맛을 내기 때문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일본의 라면은 우리나라처럼 인스턴트 라면이 아닌, 식당마다 고유의 비법으로 만든 육수와 생면(生麺)을 사용하는 하나의 단품 요리이다. 카무쿠라 라멘은 깔끔한 닭육수에 다량의 배추를 사용해 마치 한국의 맑게 끓인 배추국과 같은 시원한 국물 맛을 낸다.

그래서인지 심야 시간대나 주말 새벽시간에는 술자리를 끝낸 일본 현지 젊은이들이 카무쿠라 라면으로 해장을 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추천메뉴는 기본 라멘인 오이시 라멘(おいしいラーメン)이고 그 외 다양한 메뉴가 있는데 대부분 기본라멘인 오이시라멘에 반숙 계란이나 돼지고기 편육인 차슈, 각종 야채를 추가로 넣는 형태로, 추가된 토핑 만큼 가격이 올라간다.

군만두와 닭튀김 같은 사이드 메뉴와 세트메뉴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경쟁 관계인 주변의 다른 식당에 비해 선택의 폭이 넓은 것도 카무쿠라 라멘의 장점이다.

▲카무쿠라라멘 千日前店 입구 전경.
▲카무쿠라라멘 千日前店 입구 전경.

카무쿠라 라멘은 오사카에 17개 지점이 있는데 여행자가 많이 찾는 난바와 도톤보리 일대에는 센니치마에 지점(사진)과 도톤보리 본점, 신바이시 지점이 접근성이 좋다. 오사카 시내에서 먹을 기회가 없었다면 간사이 공항 3층에도 지점이 있으니 공항에 조금 일찍 도착해 이용할 수 있다.

▲식권 판매기.
▲식권 판매기.

라멘이나 돈부리 같이 대중적인 메뉴를 판매하는 대부분의 식당은 문 앞에 설치되어 있는 식권 판매기에서 미리 식권을 구입해 식당에 입장 후, 직원에게 식권을 건네는 방식으로 주문한다. 사진과 같이 해당 음식의 사진과 가격이 표시되어 있어 주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

▲오이시라멘(おいしいラーメン) 630엔.
▲오이시라멘(おいしいラーメン) 630엔.

카무쿠라의 대표 라멘이자 기본라멘인 오이시라멘은 푸짐하게 썰어 넣은 배추의 식감이 아삭하게 남아 있고 배추 특유의 단맛과 시원함이 육수의 기름기와 적당하게 조화를 이루어 일본 라멘 중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 가장 잘 맞는 라멘이 아닐까 싶다. 특히 깔끔하고 라이트한 맛을 선호하는 여성들에게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일본식 만두 どうとんぼり餃子 200엔.
▲일본식 만두 どうとんぼり餃子 200엔.

카무쿠라에는 다양한 사이드 메뉴와 토핑이 있지만 일본식 만두どうとんぼり餃子를 가장 많이 주문 한다.  후라이팬에 소량의 기름과 물을 넣고 뚜껑을 덮어 익히는 교자는, 팬에 닿는 부분은 기름으로 튀겨지듯 익고, 기름이 닿지 않는 윗부분은 뜨거운 수증기로 익어 바삭함과 촉촉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

▲주먹밥 おにぎり 100엔.
▲주먹밥 おにぎり 100엔.

라멘만으로 식사량이 부족하거나 짭짤한 라면 국물에 밥을 말아 먹고 싶을 경우 주먹밥이나 공기밥을 주문할 수 있다. 다만 경쟁 업소인 킨류라멘의 경우 원하는 손님에게 공기밥이 무료로 제공되는데 카무쿠라는 100엔의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기본 양념과 함께 무료로 제공되는 부추겉절이
▲기본 양념과 함께 무료로 제공되는 부추겉절이.

테이블에는 기본 양념과 함께 무료로 제공되는 부추겉절이가 준비 되어 있다.  단무지나 김치 등 기본 반찬을 제공하지 않는 일본에서 고객의 입맛을 고려한 고마운 서비스인건 틀림없지만 반가운 마음에 많이 넣으면 짠맛이 너무 강해지니 맛을 보면서 조금씩 넣는 것이 좋다.


킨류라멘(金龍ラーメン)

本店 주소: 大阪府大阪市中央区道頓堀1-1-18 (연중무휴 24시간 영업)
道頓堀店 주소: 大阪府大阪市中央区道頓堀1-7-26 (연중무휴 24시간 영업)
千日前店 주소: 大阪府大阪市中央区難波千日前11-20 (연중무휴 24시간 영업)
御堂筋店 주소: 大阪府大阪市中央区難波1-7-13 (연중무휴 24시간 영업)

킨류라멘은 여행자가 많이 찾는 난바와 도톤보리 일대에 4개의 점포를 운영하는 라멘 전문점으로 4개의 점포 모두 상권이 좋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중심지에 위치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과 용(龍)이 벽을 뚫고 나올 듯한 특이한 간판 때문인지 여행자에게 인지도가 가장 높은 식당이다.

일본에서는 드물게 쉬는 날 없이 연중무휴 24시간 영업을 하는 점과 배추김치와 부추김치 그리고 다진 마늘까지 셀프서비스로 무제한 제공해서 한국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다.

킨류라멘은 돼지 뼈를 이용해 진하고 강한 풍미를 내는 돈코츠 계열의 라멘으로, 진하게 끓인 설렁탕을 연상시키는 국물에 다진 마늘과 김치까지 넣으면 남성적인 느낌의 묵직하고 강렬한 맛을 낸다.

▲킨류라멘의 상징인 용(龍)모양의 간판.
▲킨류라멘의 상징인 용(龍)모양의 간판.

킨류라멘의 상징인 용(龍)모양의 간판은 시인성이 좋아 손님이 식당을 찾기 쉽게 도와주고 한번 보면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서 현지 지리에 어두운 여행자들이 길을 찾는데 이정표로도 많이 사용되는 등 이 식당을 인기 식당으로 만든 일등 공신이다.

그리고 킨류라멘은 앞서 소개한 카무쿠라라멘에 비해 무겁고 진한 맛이 특징인데 중국인의 입맛에도 맞는지 최근에는 중국 여행자도 많이 찾아와 식사시간에는 한국인과 중국인 여행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식권 판매기.
▲식권 판매기.

킨류라멘도 식당 입구에 있는 식권 무인 판매기를 이용해 주문한다. 메뉴는 기본라멘인 ‘라멘 ラーメン’과 기본 라멘에 돼지고기 편육인 차슈가 더 들어간 ‘차슈멘 チャーシューメン’ 2가지 뿐이다.  일반적으로 일본의 라멘 식당은 식사 양이 많은 사람을 위한 오오모리(大盛り:おおもり)라는 우리나라의 곱빼기에 해당하는 메뉴가 있게 마련인데 킨류라멘은 곱빼기 메뉴가 없는 대신 식당 한 켠에 밥솥을 놓고 밥을 무제한으로 무료 제공해서 남성 고객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킨류라멘 ラーメン 600엔.
▲킨류라멘 ラーメン 600엔.
▲무료 제공되는 김치와 부추를 넣은 킨류라멘.
▲무료 제공되는 김치와 부추를 넣은 킨류라멘.

킨류라멘은 돼지뼈를 우려내 간장으로 간을 한 돈코츠 라멘이다. 돼지뼈를 우려낸 진한 국물은 기름지고 구수한 남성 취향의 맛을 내는데 여기에 무료로 제공되는 배추김치와 부추김치를 넣으면 마치 우리나라의 설렁탕이나 돼지 국밥에 국수를 말아 먹는 듯한 익숙한 느낌의 맛이 난다.

이렇듯 맛이 강하고 진하다 보니 사람마다 호불호가 강하게 엇갈리고 또 지점마다 맛이 다르다는 평을 듣기도 하는데, 도톤보리 끝자락에 있는 본점이 가장 안정적인 맛을 내는 것으로 평가 된다.

킨류라멘은 일본 특유의 사근사근한 서비스나 차분하고 정갈한 분위기의 식당과는 거리가 먼, 서민적이고 대중적인 식당이다. 큰 기대 없이 일본의 대중적인 음식을 맛본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찾는다면 최소한 라멘 한 그릇 값으로 낸 600엔이 아깝지 않을 만큼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식당이다.

▲킨류라멘의 김치.
▲킨류라멘의 김치.

손님이 필요한 만큼 덜어 먹을 수 있도록 식당에 준비되어 있는 다진 마늘과 부추김치, 배추김치는 무제한 무료로 제공된다. 다진 마늘은 느끼한 국물의 기름기를 잡아주고 김치 또한 한국의 김치와 비교해 흠 잡을 데 없을 정도의 맛을 보여줘 반가웠는데 다만 보관용기가 덮개 없이 관리 되는 등 위생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다

참고로 킨류라멘은 식권 구입부터 식기의 반납까지 모든 게 셀프 서비스다. 순차적으로 설명하면 식권을 구입해 식당 안에 자리를 잡은 후 주방직원에게 식권을 건네고 주문한 라멘이 나오면 주방 앞 배식구에서 받아와 식사 한다. 먹고 난 식기는 퇴식구에 반납해야 하며 무료로 제공되는 쌀밥과 김치와 마늘은 보관 용기 옆에 준비된 작은 1회용 그릇을 이용해 덜어 온다. 그 외 음료나 맥주는 식당 내 자판기를 이용하면 된다.


-[권순홍의 음식기행 | 오사카 ①] 쓰러질 때 까지 먹는 '라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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