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1.06 09:52

승용차로 서울 강남역을 출발해 춘천고속도로와 44번 국도를 거쳐 미시령고개 밑을 관통하는 미시령 터널을 이용하면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속초항에 도착한다. 물론 춘천고속도로와 미시령 터널의 비싼 통행료를 내긴 하지만 ‘강원도’하면 연상되는 구불구불한 고갯길이나 귀가 먹먹해지는 오르막, 내리막길은 없다. 쭉 뻗은 고속도로와 몇 개의 긴 터널을 달리다 보면 어느새 도착하게 되는 속초는 이제 서울에서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한 바닷가 여행지로 주말에는 서울에서 온 차량으로 속초 시내가 차량 정체를 이룰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렇게 거리나 시간상으로 가까워진 속초를 찾은 많은 여행객이 이전까지는 지역 주민만 알던 ‘지역 맛집’으로 몰리게 됐다. 자연스럽게 소박한 지역 식당이 이제는 전국적인 유명세를 가진 맛집들로 거듭났고 속초 시내에만 이런 식당이 10곳이 넘는다.

속초 시내 영랑호 주변에서 2003년 문을 연 ‘이모네 식당’은 가오리찜과 모듬 생선찜을 주메뉴로 하는 식당이다. 토속적인 맛과 푸짐한 생선찜으로 지역 주민에게 호평을 받다가 최근 몇 년전 부터 외지인에게 알려져 이제는 사람들이 몰리는 식사시간에는 평균 30여분을 기다려야 하는 인기 식당이다.

▲이모네식당 입구.
▲이모네 식당 입구.

이모네 식당은 골목길 안쪽에 있어 찾기가 쉽지 않으니 차량의 네비게이션을 이용하거나 방문 전에 지도를 보고 위치를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기를 권한다.

워낙 인기 식당이라 외지인의 방문이 덜한 평일에도 식사시간에는 바로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고 주말에는 평균 30분 정도의 대기시간을 예상해야 한다.

그렇다고 대기시간 동안 식당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는 없고 입구에 있는 직원에게 인원수와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주변의 바닷가를 둘러보고 있다가 차례를 알리는 전화를 받고 식당으로 가는 것도 지루하지 않게 대기시간을 보내는 좋은 방법이다.

▲생선모듬찜(대) 45,000원.
▲생선모듬찜(대) 45,000원.
▲생선모듬찜(대) 45,000원.
▲생선모듬찜(대) 45,000원.
이모네식당의 대표메뉴인 생선모듬찜은 가오리와 갈치, 도루묵, 명태 등 네 종류의 생선에 감자와 무, 대파를 넣고 양념장으로 쪄낸 단순하고 소박한 음식이다. 단순한 조리법의 음식은 사용하는 음식재료의 질에 따라 맛이 결정된다.

이모네 식당은 주재료인 생선의 공급이 원활한 바닷가 식당의 장점을 살려 서울에서는 보기 힘들 정도로 크고 두툼한 생선을 사용해 재료의 맛을 한껏 살린 것이 특징이다. 특히 생선 토막의 두께가 2cm 가까이 되어 보이는 두툼한 가오리 살은 입안을 가득 채우는 포실 포실한 식감이 인상적이다.

얼큰한 맛이 강조된 양념은 고추가루의 매운맛과 큼직하게 썰어 넣은 무와 대파 등 채소에서 나오는 달큰함이 조화를 이뤄 하얀 쌀밥과 최상의 궁합으로 순식간에 밥 한 공기를 비우게 된다.

▲이모네식당 밑반찬.
▲이모네 식당 밑반찬.
반찬의 종류는 계절에 따라 조금씩 변동이 있지만 통상 김치와 나물 등 6종류의 밑반찬이 기본 상차림으로 나오는데 이들 역시 기교 없이 소박한 시골 반찬들이 주종을 이룬다. 반찬 중 단호박 조림은 매운 생선조림을 먹은 후 매운 입을 달래 줄 달달한 디저트의 역할을 하는 것이 특이하다.

이모네 식당을 처음 방문한다면 여러 가지 생선이 들어간 모듬찜을 주문해 취향에 따라 여러 종류의 생선 맛을 즐기는 것도 좋겠다. 두 번째 방문이거나 진정한 바닷가 풍미를 느끼며 볼륨감 넘치는 터프한 생선찜의 즐기고 싶다면 가오리찜, 그것도 대자(大)를 주문할 것을 추천한다. 서울의 횟집이나 일식집에서 서비스로 나오는 양념간장을 뿌린 손바닥만 한 가오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진정한 바다 생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주소: 강원도 속초시 영랑해안6길 16
전화 033-637-6900
영업시간:  10:00~15:30,  17:00~19:30  (수요일 휴무)
메뉴: 생선모듬찜 (대)45,000원, (중)40,000원, (소)30,000원, 가오리찜 (대)45,000원, (중)40,000원, (소)30,000원, 공기밥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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