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 上環 德輔道西 46-50號 2-3樓 2-3/F, 46-50 Des Voeux Road West, Sheung Wan 영업시간 : 06:00~16:00 (16시 이후는 딤섬 주문 불가)
미식의 도시로 알려진 홍콩의 음식 문화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딤섬(點心)이다. 딤섬은 원래 중국 광둥 지역의 음식이다. 작은 접시에 담긴 간단한 요리로 찌거나 튀긴 다양한 종류의 만두를 말하는데 요리의 가짓수가 1,000여 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러나 홍콩의 모든 딤섬 식당에서 1,000여 가지의 딤섬을 내놓는 것은 아니고 일반적으로 손님들이 많이 찾는 30~40종류의 딤섬을 준비해 아침과 점심 시간에만 차(茶)와 함께 판매한다.
주의할 점은 온종일 딤섬만을 판매하는 일부 딤섬 전문점을 제외하고 대부분 식당은 오전 일찍부터 아침으로 딤섬을 팔기 시작해 오후 3~4시경에는 딤섬의 판매를 종료하고 그 시간 이후에는 일반적인 중국식 요리와 정찬을 내놓는 중식당으로 바뀌니 딤섬을 맛보려면 오전이나 점심시간에 맞춰 방문해야 한다.
▲연향거 입구.
홍콩의 대표적인 번화가인 홍콩섬 셩완 지역에 있는 ‘연향거’는 전통적인 딤섬의 맛과 분위기를 유지하는 몇 안 되는 식당으로 홍콩 현지인의 인기가 높아서 식당이 문을 여는 이른 아침에 방문해도 현지인들과 합석을 해야 한다.
홍콩의 로컬 맛집들은 대부분 원형 테이블에 2팀, 3팀이 합석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이런 합석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여행자는 다소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홍콩 현지인들은 합석을 당연히 여길 뿐만 아니라 합석한 사람이 외국인이어서 주문이나 메뉴 선정에 서툰 모습을 보이면 적극 나서서 맛있는 인기 메뉴를 추천해 주거나 주문을 도와주기도 하니 현지인과 섞여 로컬 식당의 분위기를 느끼며 딤섬을 맛 보는 것도 이국적인 문화 체험의 기회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연향거의 딤섬수레.
▲부침개 딤섬수레(사진 왼쪽)와 튀김 딤섬수레(사진 오른쪽).
‘연향거’의 딤섬 주문 방식은 종업원이 조그만 수레에 여러 종류의 딤섬을 싣고 다니며 판매하는 방식이다. 딤섬의 종류나 맛에 대해 사전정보가 없는 여행자의 측면에서 보면 딤섬의 재료와 조리 방식을 눈으로 보면서 선택할 수 있어 편리하다. 한눈에 재료와 맛을 짐작할 수 있는 부침개나 튀김 방식의 딤섬과는 달리 증기로 쪄낸 찜 방식의 딤섬은 보온을 위해 딤섬 바구니에 뚜껑이 덮여 있으니 뚜껑을 열고 내용물을 확인 후 선택하면 된다.
▲주문지와 차(茶)세트
딤섬수레에서 딤섬을 고르면 종업원이 테이블에 딤섬을 내려놓고 주문지(사진)에 조그만 확인 도장을 찍어 표시하는데 식사를 마친 후 카운터에 주문지를 보여주고 찍혀 있는 도장의 개수와 종류에 따라 음식값을 계산하면 된다. 참고로 딤섬의 가격은 가장 저렴한 소점(小點. 17H$)부터 중점(中點), 대점(大點)을 거쳐 가장 비싼 정점(頂點. 28 H$)까지 단계적으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蝦餃 -만두피에 새우를 통째로 넣어 쪄낸 딤섬으로 탱글탱글한 새우의 식감과 찰진 만두피의 조화가 고급스러운 맛을 낸다.
粉果 - 견과류와 버섯, 죽순, 잘게 다진 채소로 속을 채운 딤섬으로 버섯과 죽순의 독특한 풍미와 간간이 씹히는 땅콩의 고소함이 일품이다.
炸春卷 - 누구나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딤섬으로 홍콩식 군만두라 할 수 있다. 내용물은 식당에 따라 채소와 해물 등 여러 가지 버전이 있다.
腸粉 - 얇게 말은 쌀전병을 기름에 부쳐낸 딤섬으로 함께 제공되는 땅콩소스를 찍어서 먹는다. 부드럽고 담백한 쌀전병과 고소한 땅콩 소스가 최상의 궁합을 이뤄 단순하지만, 중독성 있는 맛으로 선호도 높은 딤섬으로 손꼽힌다.
腐皮㚒 - 두유를 끓이면 위에 얇은 막이 형성되는데 이것을 걷어내 말린 것을 ‘유바’라고 하는데 이 유바를 겹겹이 쌓고 그 사이 사이에 말린 표고와 죽순, 잘게 다진 새우를 넣어 쪄낸 딤섬이다. 채소와 새우의 단맛, 유바의 고소함이 고급스러운 맛을 낸다. 개인적으로 연향거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딤섬으로 방문 시 꼭 먹어 보아야 할 추천 메뉴다.
鮮竹卷 - 죽순과 각종 버섯 등 채소를 넣고 튀긴 두부피로 감아 다시 한번 쪄낸 딤섬으로 우리나라에서 흔히 접해보지 못한 두부피의 쫄깃함과 고소함이 색다른 경험을 느끼게 해준다.
莎翁(사진 왼쪽) - 홍콩식 도넛으로 디저트에 해당하는 딤섬이다. 생김새와는 달리 우리나라 술빵과 비슷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馬拉糕(사진 오른쪽) - 대부분의 딤섬 식당에서 디저트용으로 내놓는 딤섬으로 카스텔라와 같은 폭신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다. 디저트용 딤섬이지만 생각보다 달지 않아 우리나라 사람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