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4.24 10:58

평일이건 주말이건 오전 9시 이전에 집이 아닌 밖에서 아침식사를 해야 할 경우, 딱히 ‘이집 이다’ 하고 떠오르는 식당이 흔치 않다.

아침에 영업을 하는 식당도 드물지만, 그 시간에 문을 열고 손님을 받는 식당은 대부분 해장국집을 겸한 24시간 영업을 하는 술을 파는 식당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혀 꼬부라진 취객들과 뒤섞여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밥을 먹는다는게 유쾌한 일은 아니기에 이런 식당을 피하고 나면 선택의 폭은 더욱 좁아진다.

그 외에 맥도날드나 버거킹을 비롯한 패스트푸드 체인점들도 아침 일찍 문을 열고 머핀 같은 아침메뉴를 팔고 있긴 하지만, 해외 여행가서 하루 이틀 정도 재미 삼아 먹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한국사람은 맥도날드의 맥모닝을 ‘아침밥’ 이라는 범주에 두지 않는다.

그래서 첫 번째는 아침 9시 이전에 문을 열고, 두 번째는 술집이 아닌 밥집의 분위기를 가졌으며, 세 번째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한식메뉴를 내놓고, 마지막 네 번째는 누가 먹어도 맛집이라 할 만한 내공을 가진 조건의 훌륭한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맛집을 찾아 시리즈로 소개 한다.


역삼동 북어집

▲역삼동 북어집.
▲역삼동 북어집.

이 집은 강남이 지금에 비하면 허허벌판이나 다름 없었던 80년대 중반, 현재 지하철 2호선 역삼역 4거리 근처에서 컨테이너 박스로 시작한 기사식당이다. 당시 역삼동 인근에서 근무했던 회사원들과 택시 기사들이 지금도 찾아와 20년 혹은 30년을 함께한 오랜 단골이 많다. 메뉴는 북어찜과 북어구이, 파전 세 가지 뿐이다.  혼자 방문하는 손님은 밥과 국, 김치가 함께 나오는 북어찜 백반을 주로 주문하고, 여럿이 방문하는 경우 북어찜에 북어구이나 파전을 추가로 주문해 조금 더 풍성한 식사를 즐긴다.

▲주차 문제로 인한 주인의 고충을 알 수 있다.
▲주차 문제로 인한 주인의 고충을 알 수 있다.

붐비는 식사 시간을 피해 아침 이른 시간이나 애매한 시간에 방문해도 항상 손님이 있어 식당 전면의 네 대 뿐인 주차공간에 차를 주차하기가 쉽지 않다. 대중 교통을 이용하거나 인근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접시에 자박하게 나온 북어찜.
▲접시에 자박하게 나온 북어찜.

접시에 자박하게 나온 북어찜 국물이 얼큰하면서 시원하다. 품질 좋은 고춧가루를 사용해 맵지만 텁텁함이 없는 산뜻한 매운맛을 낸다. 북어에서 나오는 해산물 특유의 개운한 감칠맛과 넉넉하게 넣은 양파의 단맛이 모여 최강의 국물맛을 낸다.

▲북어찜 백반 상차림.
▲북어찜 백반 상차림.

매일 바뀌는 국과 반찬 한가지, 그리고 김치로 구성된 북어찜 백반의 상차림이다. 손님이 많아 회전율이 좋기 때문인지 밑반찬들도 항상 새로 한 듯 깔끔한 맛을 낸다.

▲북어구이.
▲북어구이.

잘 손질된 북어에 고추장 양념을 발라, 기름을 넉넉하게 두른 프라이팬에 구워낸 북어구이는 기름을 머금고 튀겨지듯 구워진 북어가 고추장 양념과 어울러져 고소하면서 기름진 맛을 낸다. 고추장 양념이 보기 보단 맵지 않아 매운맛에 약한 사람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고소한 북어구이를 반찬 삼아, 얼큰한 북어찜 국물을 떠 먹는걸 최고의 조합으로 본다. 북어구이는 백반메뉴가 아니므로 공기밥을 별도 주문해야 한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738-2 아린빌딩 1층 (도로명 주소 :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85길 5-14)
전화: 02-558-6605
영업시간: 오전 9시 ~ 오후 9시30분 (토, 일요일은 오후9시까지)
메뉴: 북어찜 백반 6,000원, 북어구이 10,000원, 해물파전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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