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동천~광교 신흥 고급 주거벨트 급부상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의 대표적 주상 복합 아파트인 '판교알파리움'(전용면적 142㎡). 지난 2월 이 아파트 분양권은 분양가(9억8620만원)에 3억6380만원의 웃돈이 붙은 13억5000만원에 팔렸다. 올 들어 거래된 판교알파리움 분양권 중 15건은 프리미엄만 1억원이 넘었다. 판교에서 남쪽으로 10㎞(직선거리 기준)쯤 떨어진 경기 광교신도시의 '광교 자연앤힐스테이트'(전용면적 84㎡)도 분양가(3억8000만원)보다 3억원 정도 오른 6억8000만원에 거래된다.

판교와 광교가 수도권 남부의 대표 부촌(富村)으로 자리 잡으면서 두 지역을 잇는 용인~서울고속도로 주변이 속칭 '남판교'로 불리며 신흥 주거 벨트로 조성되고 있다. 이곳은 광교산 자락에 있어 주거 환경이 쾌적해 고급 단독주택이 많이 들어서 있다. 최근 지하철 신분당선이 개통되면서 신규 아파트 개발도 활기를 띠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용인 수지구 동천동이다. 현재 8700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한 동천동은 북쪽의 판교에서 5㎞ 정도, 남쪽의 광교에서 6㎞ 정도 각각 떨어져 있다. 동쪽으로 경부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분당신도시와도 맞닿아 있다. 여기에 지난 1월 신분당선 동천역이 개통하면서 서울 강남까지 20분대, 판교와 광교까지는 10분 안팎으로 이동 거리가 단축됐다.

동천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동천동은 광교산과 가까워 주거 환경이 쾌적한 데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판교 아브뉴프랑,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죽전점 등 판교와 분당 생활 인프라를 모두 누릴 수 있다"며 "강남과 판교에 직장을 둔 30~40대 맞벌이 부부나 강남에 살던 중장년층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동천동 인근 남판교 일대 개발 사업도 속속 가시화하고 있다. 경기 성남 금토·시흥동 일대에 43만㎡ 규모로 조성되는 판교 창조경제밸리(제2 판교테크노밸리)는 2019년 완공 예정이다. 750개 기업이 입주하고 4만3000여명이 근무할 전망이다. 판교테크노밸리와 함께 상주 근무 인원만 10만여명으로 예측된다.

동천동과 가까운 성남 분당구 대장동과 동원동에도 대규모 주거 타운 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대장동 일대 91만여㎡ 부지에 2020년까지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6000여가구와 학교·공원 등 공공시설이 들어서는 한국판 '베벌리 힐스'를 만들 계획이다. 인근 분당구 동원동에서는 일반산업단지를 주거용지로 바꿔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용인도시공사는 동천역 앞 동천동 유통업무단지(28만여㎡)를 용도 변경해 상업·업무 단지로 복합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각종 개발 호재로 동천동 아파트값은 용인시에서도 최고가를 기록 중이다. 부동산 리서치 회사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동천동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402만원으로 용인시 평균(999만원)보다 400만원 정도 높다. 지난 2년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25.5%)도 용인시 평균(24.3%)을 웃돈다.

동천2지구를 중심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도 잇따르고 있다. 동천2지구에는 동천자이 1·2차 등 아파트 3000여가구, 공원 등 각종 기반 시설이 들어선다. 이달 분양을 시작한 동천자이 2차 아파트는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로 평균 5.8대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에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다. 앞서 지난해 11월 분양한 동천자이 1차 아파트에는 1000만~2000만원쯤 웃돈이 형성돼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판교와 광교는 아파트값이 크게 올라 동천동 일대가 새로운 주거지로 부상하고 있다"며 "남판교 일대 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추가적인 집값 상승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