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얘기 궁금한 뉴스, 예능처럼 쏠게요"

새로운 뉴스쇼가 시작된다. 4일 밤 TV조선에서 처음 방송하는 'B급 뉴스쇼 짠'. 똑같은 순서로 지루하게 반복되는 뉴스, 어떤 채널을 틀어도 흔히 볼 수 있는 뉴스에서 살짝 벗어난다. 속사정이나 뒷이야기가 궁금했던 그 주의 뉴스를 골라 매주 토요일 밤 9시 30분 재미있고 친근하게 전달한다. 시사와 예능을 결합한 '뉴스 엔터테인먼트'다.

최근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MBC 주말 뉴스데스크를 진행했던 최일구(56) 전 앵커, SBS 출신으로 프리랜서를 선언한 김주희(35) 아나운서(2005년 미스코리아 진)다. 최일구 전 앵커는 2013년 MBC를 떠나 tvN 'SNL코리아', XTM '국가가 부른다'에 출연했다가 3년 만에 방송으로 돌아왔다. 작년 10월 SBS를 그만둔 김주희 아나운서도 프리랜서 신분으로는 처음 메인 MC를 맡았다.

이들은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콘텐츠에 반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최일구 전 앵커가 복귀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뉴스데스크 진행 당시 유머 넘치는 촌철살인 멘트로 '최일구 어록'까지 남겼던 그는 최근 몇 년간 연대보증으로 인한 파산 등으로 고초를 겪었다.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그가 내민 명함엔 '인생뭐있니상담소 대표 최일구'라고 적혀 있었다. 뒷면엔 '인생 뭐 있습니까? 전세 아니면 월세죠!'라고 쓰여 있다. 자신의 실패와 좌절을 담아 지난달 에세이를 펴내기도 했다.

그는 'B급 뉴스쇼 짠'을 택한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경제적 어려움, 자신과 잘 맞는 콘텐츠, 그리고 어머니. "PD가 들고 온 구성안을 보니 '딱 내 스타일'이더군요. 일주일 고민하고 결정했습니다. 82세 노모가 '죽기 전에 아들 TV 나오는 거 한 번만 다시 보고 싶다'고 하시니…." 어머니 이야기를 하며 그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김주희 아나운서에게 이 프로그램은 '도전'이다. "처음 구성안을 받아보고 '야, 이거 진짜 재미있겠는데'라고 생각했어요. 다음날 바로 출연을 결정했죠. 아나운서로 뉴스를 진행할 때마다 '틀에 박힌 방식을 벗어나 볼 수는 없을까' 계속 고민했거든요."

방송은 두 MC의 대화와 애드리브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보통 카메라 꺼지고 나서 앵커끼리 주고받는 말이 이 프로그램에선 대사가 된다"고 김주희 아나운서가 설명했다. "일반 뉴스를 진행할 때보다 뉴스에 대해 더 많이 알고 더 열심히 공부해야 돼요. 완전히 이해하고 소화해야 더 통렬한 멘트를 뽑아낼 수 있거든요." 최일구 전 앵커는 "예전 뉴스데스크 당시 화제가 된 멘트들은 몇 시간씩 깊이 생각하고 치밀하게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 탄생했던 것"이라며 "순발력 있는 애드리브가 쉽지 않겠지만 핵심을 찌르는 '아재(아저씨) 개그'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두 MC의 호흡이 무척 잘 맞고 녹화장 분위기도 화기애애한 편이라고 방송 스태프는 전했다. 김주희 아나운서는 최일구 전 앵커에 대해 "나이보다 훨씬 젊은 감성을 갖고 있고 누구와도 소통을 잘한다"고 했다. 최일구 전 앵커는 김주희 아나운서에 대해 "겸손하고 털털하고 용감한 여성"이라고 했다. 두 MC는 "토요일 저녁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재미있지만 가볍지 않은 뉴스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