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몇번이면 내 老後설계 자료가 한눈에… 숨겨진 재산도 찾는다

직장인 김모(56)씨는 정년을 앞두고 요즘 고민에 빠져 있다. 이제 슬슬 은퇴 이후의 삶을 설계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정작 은퇴 후 고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은 얼마인지, 다칠 때나 아플 때 보험료를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등이 잘 가늠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는 "국민연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예전에 가입한 개인연금이나 보험 등도 꽤 있는 것 같은데 막상 찾아보려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집에서 '클릭' 몇 번으로 노후 설계를 위한 기초 자료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숨겨진 재산을 찾아 노후 자금으로 편입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①흩어진 연금 자산을 한눈에 보기

은퇴를 앞둔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언제부터 얼마만큼의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지부터 파악하는 일이다. 국민연금 노후준비서비스 사이트(csa.nps.or.kr)를 방문하면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 내역부터 노령연금 수급 시기와 금액까지를 한꺼번에 조회할 수 있다. 국민연금 외에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등도 노후 설계를 위한 중요한 자료다. 금융기관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연금 가입 정보를 파악할 수 있지만, 문제는 어느 금융기관에 어떤 상품에 가입하고 있는지 헷갈릴 때가 잦다는 점이다. 이럴 때는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하는 통합연금포털사이트(100lifeplan.fss.or.kr)를 이용하면 된다. 각 금융기관에서 가입한 연금 정보를 모두 모아뒀기 때문에 가입 금융기관과 상품 종류, 적립금 현황 등 계약 관련 정보를 쉽게 알 수 있고, 예상연금액도 조회가 가능하다.

②보험 보장 내역 알아보기

주변 지인의 권유로 보험 상품 한두 개는 가입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누가 아파야 보험금을 받는지, 어디가 아프고 얼마나 다쳐야 보장을 받는지, 보장기간과 보험금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게다가 자동이체로 보험금을 내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어느 보험사에 어떤 상품에 가입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도 허다하다.

이럴 때는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www.klia.or.kr)를 방문해 보험 가입 조회 서비스를 이용하면 현재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가입 현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보험 가입 조회를 신청하고 1~2일이 지나면, 금융기관마다 흩어져 있는 보험 계약 정보를 모두 모아서 알려준다. 현재 유효한 계약뿐만 아니라 실효(失效)된 계약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보험 계약 정보를 확인한 다음에는 해당 보험사에 보험증권을 재발급해달라고 요청하거나 해당 보험회사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험 내역을 조회하면 보장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③숨어 있는 자투리 재산 찾기

휴면 계좌란 5년 이상 거래가 없는 은행 예금(우체국 예금 10년)과 보험 계약이 만료된 다음 2년 이상 찾지 않은 보험금을 말한다. 지난해 3월 기준 17개 국내은행의 휴면 계좌는 9809만개, 휴면 예금 규모는 1조1995억원에 달한다.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선 이런 자투리 재산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운영하는 휴면 계좌 통합 조회 사이트(www.sleepmoney.or.kr)를 이용하면 잊고 있던 돈을 찾을 수 있다. 절차는 어렵지 않다. 이 사이트에 접속해 공인인증을 받으면, 금융기관별로 휴면 계좌의 계좌번호와 금액을 바로 조회할 수 있다.

④새는 돈 막기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성인 1명당 월평균 자동이체 건수는 7건이고, 금액으로는 160만원쯤이다. 아파트관리비나 통신요금에서부터 보험료나 적금을 낼 때도 대부분 자동이체를 이용하는데, 문제는 자동이체하는 항목이 너무 많다 보니 어떤 통장에서 무슨 명목으로 얼마나 빠져나가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월급 계좌에서 자동이체되는 통장에 입금하는 것을 깜빡해 연체료를 내거나, 빠져나가지 않아야 할 돈이 통장에서 나가 손해를 본 일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는 금융결제원의 자동이체 통합관리 서비스(www.payinfo.or.kr)를 이용하면 된다. 이 사이트에서는 어느 금융기관, 무슨 통장에서 어떤 명목으로 돈이 자동이체되고 있는지 한눈에 조회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원치 않는 자동이체 항목이 있으면 해지할 수도 있고,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도 자동이체 계좌를 변경해 한 곳으로 모아 쉽게 정리할 수도 있다.

⑤숨겨진 상속재산 찾기

갑자기 부모(父母)가 사망하면 사망신고부터 각종 세금 문제, 상속 등기까지 해야 할 일이 많다. 특히 상속 재산을 파악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부모가 재산보다 빚을 더 많이 남겨둔 상황이라면, 상속을 포기해야 자신이 그 빚을 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모가 사망하기 전 재산 내역을 꼼꼼히 정리해 놓지 않았다면,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이 같은 불편은 지난해 도입된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상속인이나 상속인의 대리인이 사망자의 주소지를 담당하는 주민센터를 방문해 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사망자의 금융재산, 토지 소유, 자동차 소유, 국민연금, 국세, 지방세 등 총 6가지 재산 조회가 가능하다. 보통 결과를 확인하는 데는 7~20일 정도가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