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순환, 온도 자동조절…<br>이젠 텐트도 스마트 시대

최근 레저 수요 급증으로 가장 주목받는 장비 중 하나가 바로 텐트다. 텐트는 캠핑족에게 없어서는 안될 제1의 필수품이다. 캠핑 열기가 높아지면서 텐트 기술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텐트는 얇은 천과 알루미늄 폴대로 비·바람을 막고, 쾌적한 실내 공간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소재(素材) 기술이 중요하다. 최초의 근현대적 텐트는 2차 세계대전 등에 사용한 군용 텐트다. 이후 레저 용품으로 거듭나면서 이제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실내 온도와 공기 순환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텐트'까지 개발됐다.

◇"얇은 원단, 가벼운 폴대가 핵심"

텐트에는 화학·소재 기업의 기술력이 고도로 집약돼 있다. 먼저 텐트 원단은 이슬과 비를 막기 위해 방수와 발수 기능이 필수적이다. 이동이 잦은 만큼 가벼워야 한다. 주로 나일론, 폴리에스터, 면 등을 섞은 합성 섬유에 폴리우레탄, 실리콘 등을 코팅해서 쓴다.

텐트에서 가장 단단함이 필요한 바닥은 옥스퍼드 방식으로 짠다. 가로 실과 세로 실을 각각 두 줄 이상 겹친 다음 서로 엇갈리게 직조해 흙이나 자갈 등에 쓸려도 좀처럼 상하지 않는다. 텐트의 실내 소재는 태피터 방식으로 만든다. 실을 한 줄씩만 쓰되 세로 실 숫자가 가로 실보다 많게, 가로 실의 굵기를 세로 실보다 굵게 해서 내구성을 높인다. 태피터 방식은 바람이 잘 통하고 촉감이 부드럽다. 텐트 문, 폴대와 연결하는 고리 등 충격이 잦아 쉽게 찢어질 수 있는 부위에는 립스톱(Ripstop·찢어지는 것을 막는다는 뜻) 방식으로 짠 원단을 쓴다. 원단 사이사이에 튼튼한 합성 섬유를 섞어 만들어 한 곳이 파열돼도 추가로 찢어지는 것을 막아준다.

이슬과 비를 막기 위해서는 코팅 등 후(後)가공이 필요하다. 두껍게 코팅할수록 방수 기능은 향상되지만 원단은 무거워진다. 텐트 바닥은 바닥에 고인 물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내수압(耐水壓) 1500㎜ 이상을 견뎌낼 수 있도록 코팅을 두툼하게 하고, 실내 부분은 내수압 500~1000㎜ 정도를 견뎌낼 수 있도록 코팅한다.

텐트 폴대는 가볍지만 튼튼해야 한다. 이 때문에 가볍고 녹이 슬지 않는 알루미늄을 주 재료로 쓴다. 다만 알루미늄은 쉽게 구부러지는 등 내구성이 약해 마그네슘, 규소, 아연 등을 섞은 합금 형태로 쓴다. 공중에 던졌을 때 한 번에 설치되는 '원터치 설치 텐트'는 구부러졌다가도 한 번에 펴져야 하기 때문에 탄성이 높은 유리섬유로 폴대를 만든다. 유리섬유 기술이 텐트에 도입된 것은 1990년대부터다.

◇공기 순환·온도 조절도 가능

국내 캠핑 시장은 최근 6년 새 30배 커지면서 지난해 6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캠핑 인구도 지난해 300만명을 넘었다. 최근 3년 사이 4배 이상 늘었다.

캠핑 용품에 대한 소비자 요구도 다양해지면서 최근에는 소재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올해 초 코오롱스포츠가 카이스트와 산학 협력을 통해 개발한 '프리돔 텐트'는 텐트 외부에 원통형 모듈을 부착할 수 있다. 선풍기를 달면 실내 공기 순환이 가능하다. 물뿌리개를 달면 텐트 밖으로 물을 분사해 물이 증발하는 작용을 통해 텐트 실내 온도를 낮출 수 있다.

스피커 모듈을 부착하면 새가 지저귀는 소리, 물이 흐르는 소리 등을 켜둘 수 있다. LED 전구도 달려 텐트 안쪽 보조 조명으로 쓸 수 있다. 모든 기능은 스마트폰 앱으로 조작하기 때문에 텐트 안에 누워서도 조절이 가능하다.

텐트 안쪽에 탈부착이 가능한 천막을 덧대, 옷을 갈아입을 때 밖에서 안쪽이 보이지 않도록 하는 '프라이버시 월(wall)'이나 텐트 벽면에 설치해 탁자 등으로 쓸 수 있는 '스마트 선반' 등도 최근 각광받는 신(新)기능이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캠핑 문화가 확산하면서 텐트의 쓰임새가 '잠시 쉬는 보금자리'에서 '생활·거주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새로운 텐트 개발이 활발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