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7.05 01:33

독서 전문 앱 늘어… 매일 취향에 맞는 글귀·책 추천
문장 찍어 올리면 문서로 변환도

독서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앱이 인기다. 큰 사진은 책 속 좋은 문장을 다른 사람들과 나눠보는 ‘원센텐스’, 작은 사진은 사용자의 독서 취향을 분석해 책도 추천해주는 ‘북맥’
독서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앱이 인기다. 큰 사진은 책 속 좋은 문장을 다른 사람들과 나눠보는 ‘원센텐스’, 작은 사진은 사용자의 독서 취향을 분석해 책도 추천해주는 ‘북맥’. /각 앱 화면 캡처
식품회사에 근무하는 이민우(43)씨는 요즘 책을 읽으면서 뜻깊은 구절을 모아놓는 재미에 푹 빠졌다. 하지만 노트에 메모를 하지도, PC에 저장해두지도 않는다. 그는 얼마 전 친구가 소개해 준 독서 전문 앱(애플리케이션) '원센텐스'를 이용한다. 이 앱엔 '이미지 텍스트 저장'(300자 이내) 기능이 있어 스마트폰으로 좋은 문장을 사진 찍어 올리면 일정 시간 후 텍스트 형태로 자동 변환해준다. 이씨는 "책을 읽다가 발견한 구절을 저장하고, SNS로 공유하며 돌려볼 수 있어 대만족"이라고 말했다.

SNS에 음식 사진만 올리라는 법 없다. 요리나 레스토랑 사진만 올리는 이른바 '먹스타그램'에 지친 사람들이 책 내용을 돌려보는 책 전문 앱을 찾아 나서고 있다.

독자들이 어떤 책을 즐겨 읽는지 뿐 아니라, 어떤 문장에 호응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책 전문 앱의 장점이다. 현재 '잉크' '북매니저' '플라이북' '거인의 서재' 등 10여 개의 앱이 나와 있다.

해외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열린책들)의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세상은 살아가게 되어 있다. … 소중한 순간이 오면 놓치지 말고 즐길 것", 루이스 캐럴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내 기분은 내가 정해. 오늘 나는 행복으로 할래", 기형도 시집 '입 속의 검은 잎', 법정 스님의 '무소유'에 나오는 오래된 문장들도 단골손님이다. 또 장르를 넘어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왔던 "말은 마음을 담는다. 그래서 말에도 체온이 있다", 영화 '메멘토'의 "기억은, 기록이 아니라 해석"도 자주 인용된다.

서비스 방식은 앱별로 조금씩 다르다. 구글 마켓 다운로드 수 100만을 기록 중인 '책속의 한줄'의 경우, '가족' '극복' '기다림' 등 자기 취향에 맞는 관심 키워드를 등록해 두면 하루 24시간 중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매일 한 편씩 많은 사람이 '좋아요'를 누른 글을 보내 준다. '북맥'은 관심 분야가 비슷한 사람끼리 인맥을 만들어 '북친'(책 친구)을 맺어준다.

최근 나온 '비블리'는 서재 사진을 찍어 올리면 꽂혀 있는 책의 리스트를 온라인에 만들어준다. '한 사람의 서재를 본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을 보는 것'이 모토다. 유명 작가들의 서재에 꽂힌 책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이가희 원센텐스 대표는 "책을 읽고 자기의 느낌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다"면서 "다른 사람들이 추천한 마음에 드는 '문장'을 보고 책을 구매하는 새로운 형태의 독서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엄진섭 커뮤니케이션북스 상무는 "편집자들도 자기가 만든 책을 읽은 독자들이 어느 문장에 감동했는지 알 수 있어 다음 책을 기획할 때 유익한 자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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