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처럼 고통 겪는 검사가 다신 없어야"

지난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남부지검 형사부 김모 검사의 사법연수원 동기(41기) 법조인들이 5일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이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검사는 올해 초 상사인 K 부장검사의 폭언 등 때문에 '죽고 싶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변에 보낸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동기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김 검사는 운동을 좋아하는 유쾌한 성격으로 업무 스트레스만으로 자신의 목숨을 버릴 사람이 결코 아니었다"며 "김 검사가 사망 전에 친구·동료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김 검사의 유족이 제출한 탄원서 등을 기초로 김 검사에 대한 폭언·폭행이 있었는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김 검사의 어머니 이기남(58)씨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보냈을 아들 생각을 하면 억장이 무너진다"며 "대검찰청은 아들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씨는 또 "검찰은 자체적으로 제도를 정비해 전국 각지에서 고생하는 검사들이 아들과 같은 고통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이날 대검 확대간부회의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상사나 선배가 감정에 치우쳐 후배를 나무라거나 인격적 모욕감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검은 최근 이 사건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김 총장은 "공안·특수부에 최소한 인력을 배치하고 나머지 인력은 모두 형사부에 배치하는 방향으로 일선 검찰청을 운영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