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장 트랙 안에 국내 최초 '말 놀이공원'

경기 과천 렛츠런파크 서울(경마장) 안에 말(馬)을 주제로 한 놀이공원이 국내 최초로 들어선다. 한국마사회는 작년까지 가족 공원으로 운영했던 경마장 트랙 안쪽의 8만7845㎡(약 2만6573평) 부지에 '위니 월드'를 짓고 있다. '경마=도박'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에게 말과 교감하면서 추억을 만들어 갈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취지다. 총사업비 627억원이 들어가는 이곳은 오는 9월 문을 연다.

위니 월드라는 이름은 영어로 말 울음 소리를 뜻하는 '위니(whinny)'에서 따왔다. 이곳에선 홀로그램, VR(가상 현실), AR(증강 현실) 등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한 다양한 콘셉트의 마을들이 선을 보일 예정이다.

19세기 초 미국의 서부 시대를 재현한 '웨스턴 타운'에선 어린이가 카우보이와 인디언이 돼 직접 말을 타거나 먹이 주기, 수의사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아트 플라자'엔 어린이들이 말 조각상을 만들어 보는 공방(工房)이 있다. '뉴 타운'은 1930년대 뉴욕을 무대로 한 직업 체험(소방서·병원·방송국 등) 공간. 1960년대 할리우드풍으로 꾸며질 '머스탱(야생마) 마을'엔 자동차 극장 레스토랑과 만화 스튜디오, 노래 경연장 등 문화·예술 시설이 들어선다. 유니콘(일각수) 찾기, 야광 물체 만들기, 마술 도구 체험을 하는 '매직빌리지'나 우주 연구소·로봇 연구소 등을 갖춘 과학 전시관도 눈길을 끌 전망이다. 위니 월드 중앙엔 공원에서 제공하는 시설을 이용해 바비큐 파티를 열 수 있는 바비큐 그릴 마을이 자리 잡는다.

마사회는 위니 월드 같은 놀이 공원을 통해 사람들이 말과 친숙해지면 자연스럽게 말과 관련한 문화와 산업의 기틀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마사회는 '테마 파크를 만들어 오히려 경마 사행심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경마장과 위니 월드의 입장 동선(動線)부터 갈라 놓는다. 마사회 측은 "연중 무휴인 테마 파크는 주말에만 열리는 경마와는 완전히 별도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