焚書 만행 주동한 히틀러… 정작 자신은 '책벌레'였다

히틀러의 비밀 서재

티머시 라이백 지음｜박우정 옮김
글항아리｜392쪽｜1만8000원

아돌프 히틀러는 1933년 분서(焚書) 만행의 주동자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1945년 세상을 떠날 당시 1만6000권의 책을 소장했던 장서가(藏書家)이자 책벌레이기도 했다. 히틀러는 1925년 세금 신고서의 자산 목록에도 '책이 꽂힌 책장 두 개'를 기입했다. 그의 산장 서재에는 히틀러의 이니셜이 새겨진 수제 가죽 장정의 셰익스피어 전집이 소장되어 있었다. 히틀러는 '로빈슨 크루소'와 '톰 아저씨의 오두막' '걸리버 여행기'와 '돈키호테'를 위대한 작품으로 꼽으며 "이 책들은 웅대한 사고를 품고 있다"고 격찬했다.

미국 역사학자가 '히틀러의 서재'라는 관점에서 히틀러의 사상 변화 궤적을 살핀 책. 히틀러가 소장한 책 중에는 군사·예술 서적과 함께 점성술과 심령론에 관한 책이 많았다고 한다. 미국·유럽의 도서관과 기록 보관소에서 관련 자료를 찾고 생존자들을 인터뷰한 노고(勞苦)가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