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으로 국위선양… 세계 무대 누빈 기량 보여드릴 것"

'금의환향'인 동시에 국내 팬에게 그동안 얼마나 기량이 늘었나 보여주는'숙제 검사'이기도 하다. 최근 발레와 현대 무용에서 한국 무용수들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무용수들이 모처럼 서울에 모였다. 덴마크 왕립발레단의 홍지민(29), 독일 함부르크발레단의 박윤수(27), 벨기에 피핑탐무용단의 정훈목(38), 캐나다 국립발레단의 나대한(24), 헝가리 국립발레단의 김민정(22), 영국 로열발레학교에 재학 중인 전준혁(18)이다.

29~30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2016 한국을 빛내는 해외 무용 스타 초청 공연'(예술감독 김용걸)에 출연하기 위해서다. 박윤수는 10년 만에, 홍지민은 14년 만에 고국에서 공연을 갖는다. 27일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이들은 "오랜만에 고국 무대에 서게 되니 긴장이 되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기대감도 갖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사연도 많다. 홍지민은 10대 후반에 입은 부상으로 오랜 기간 춤을 추지 못했던 시련을 이겨내고 재기에 성공했다. "나이는 먹는데 프로 생활은 한 적이 없고, 미래가 보이지 않았어요. 빛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을 걷는 느낌이었죠." 지금 그런 시련을 겪고 있는 후배가 있다면 "내가 나 자신을 포기하지만 않으면 길이 생긴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전준혁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한국 초연의 주인공 역으로 내정됐다가 '발레에 집중하겠다'며 자진 하차했다. 이후 미국 최고 발레단인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입단 제안을 뿌리치고 영국 로열발레학교에 진학해 또 한 번 화제를 낳았다. 그는 "더 전통이 깊은 영국 로열발레단에 가고 싶은데, 만약 ABT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그 기회조차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올해는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에서 대상을 차지해 꿈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이들이 들고 오는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박윤수는 세계적인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의 '신데렐라 스토리'와 '아다지에토'를 가지고 와 국내 초연하며, 정훈목의 '진 마르크'는 무용수와 일반인이 함께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