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에 맥주 한잔… 오늘부터 전주는 '가맥축제'

'전주 가맥축제 갈 사람 여기 모여라.'

4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2016 전주 가맥축제'를 앞두고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에서 이른바 '가맥 원정대' 수백 팀이 꾸려졌다. 전라북도가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 축제 홍보 글을 올린 지 15시간 만에 댓글 1만개가 달렸다. 누리꾼들은 '황태에 맥주 한잔 어때' '맥주 킬러들을 위한 잔치' 등의 댓글을 주고받으며 3~10여 명 단위의 원정대를 만들었다. 정준영(40·서울)씨는 "회사 동료 10명과 가맥축제에 가는데, 간 김에 한옥마을도 둘러볼 생각"이라며 "지방 축제의 성공 요인을 벤치마킹해 회사 기획 업무에 활용해 볼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여행사는 100여 명을 모집 목표로 삼고 가맥축제 여행상품을 내놓았는데, 완판(完販)이 됐다고 한다.

가맥은 '가게에서 마시는 맥주'의 줄임말이다. 1970년대 중반부터 전주에선 탁자 몇 개를 놓고 오징어나 과자 같은 안주에 맥주를 파는 가게가 생겨났다. 중앙동에 있던 영광상회가 원조라고 알려졌는데 지금은 없어졌다. 가맥 문화를 널리 알려보자는 데 뜻을 같이한 사람들이 작년 8월에 첫 가맥축제를 열었다. 3000명이 참가하면 성공이라고 예상했는데, 1만명이 왔다. 맥주 1만3440병이 팔렸다.

4일 오후 6시부터 6일 자정까지 전주 한국전통문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올해 가맥축제에서는 당일 만든 신선한 맥주가 나온다. 전일슈퍼, 초원슈퍼, 임실슈퍼, 경원상회 등 전주의 대표 가맥집 12곳에서 내놓은 안주도 맛볼 수 있다. 황태나 갑오징어에 간장과 한약재를 달여 만든 장, 청양 고추·마요네즈·물엿을 넣은 소스를 찍어 먹으면 별미다. 맥주 한병 값은 2000원, 황태구이 안주는 1만~1만2000원 정도다.

5~6일에는 클럽댄스 한마당, 7080 DJ클럽파티, 통기타 공연 등이 참가자들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심재균 가맥축제 집행위원장은 "현재 기세로만 보면 참가자가 2만명이 넘을 것 같다"며 "가맥축제가 올해를 계기로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