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기술' 전수하러 온 하버드 로스쿨 인기 교수

로버트 보돈(44·Robert C Bordone)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한국을 찾았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와 기업 중역으로 구성된 수강생 27명에게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 동안 속성으로 '협상'의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서다.

보돈 교수는 2006년부터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하버드 협상 클리닉'을 기획·운영해 온 협상 전문가다. 그의 강의는 모의 협상 주제를 주고 학생들의 협상 태도를 녹화한 뒤 모니터링을 통해 개선점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2012년·2013년·2016년엔 하버드 로스쿨 학생들에 의해 '졸업하기 전 마지막으로 듣고 싶은 강의'로도 뽑혔다.

하버드 로스쿨의 한인 학생을 제외하고, 보돈 교수가 한국인 그룹을 대상으로 협상을 가르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한국인은 자신들이 경쟁보다는 타협을 지향한다고 여기고, 타인과 갈등을 만들기를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다"며 "협상 이론과 그 이론이 탄생한 배경에 유독 관심이 많다는 점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협상력은 시장에서의 물건값 흥정부터 국가 간 영토 확정까지 우리 삶 어디서나 필요한 능력이지만, 한국에는 협상학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교육기관이 많지 않다.

협상에서 이기기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는 세 가지를 꼽았다. "상대방이 중요하게 여기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반드시 그것을 선택지 중 하나로 제시할 것, 설득보다 '경청(傾聽)'이 먼저임을 명심할 것, 진짜 잘된 협상은 파이를 나누는 게 아니라 키운다는 점을 믿을 것."

협상 전문가인 그에게도 '북핵 협상'은 난제(難題)였다. 그는 "북핵 협상이 어려운 이유는 핵 때문만이 아니라 북한이 예측할 수 없는 상대이기 때문"이라며 "북한이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그 세계관을 이해하는 게 협상의 열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