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8.17 16:10

도서관을 즐겨 찾는 할머니다. 오늘도 도서관을 간다. 평소처럼 책을 빌리거나 디지털 실에 들어가 인터넷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닌 도서관 자원봉사 교육 때문이다.

도서관은 내 놀이터 중 한 곳이다. 이사를 하면 항상 성당과 도서관을 먼저 찾아 확인한다. 학교 도서관 외에 처음으로 찾은 도서관이 중구 소공동에 있었던 국립중앙도서관이었다. 단발머리 중학생 시절이니 50여 년 전이다. 지금은 어디로 옮겨 갔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면 오전 시간이 빈다. 이때 교육을 받으러 다니거나 도서관을 가기도 한다. 나름대로 여가 활용을 하는 것이다. 집에서도 책을 볼 수 있지만, 군것질 생각이 나서 냉장고도 수시로 열어야 하고, 자잘하게 할 일이 생각이 나서 자꾸 움직이게 된다. 도서관에만 가면 마음이 편안하고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

얼마 전 개관한 도서관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안내문을 보고는 바로 신청했다. 합격하고 드디어 자원봉사자 발대식을 했다. 오늘은 교육 첫날이다. 도서관 자원 활동, 도서관 업무소개, 편리한 도서관 이용법, 자원 활동 수립계획, 사람과 정보, 문화예술을 잇는 청덕 도서관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책 읽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독서 문화 활성화와 독서프로그램 운영을 하고 시민을 위한 열린 도서관 운영을 목표로 도서관 이용 활성화와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운영한다.

이곳 도서관에는 오전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들이 꽃처럼 방문한다. 인솔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서로 쉬쉬하며 모여 있는 모습이 활짝 핀 함박꽃송이 같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휠체어를 탄 할머니들이 요양사의 도움을 받아 도서관 북 카페에 와서 책 읽기를 한다. 아마 늙고 병들어 기억은 가물거리지만, 책이 이끄는 대로 행복했던 시절로 돌아가 있을 거 같다. 이런 아름다운 광경은 아무 데서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의 즐거운 놀이터인 도서관에 도움이 되는 자원봉사자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조선일보 조선닷컴

시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