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가격에 디자인까지… 초저가매장 호황

중국의 생활용품 업체 미니소는 오는 22일 서울 신촌에 1호점을 연다. 미니소는 미국·필리핀·아랍에미리트·홍콩·싱가포르 등에서 매장 1500여 개를 운영하고 있는 저가(低價) 생활용품 매장이다. 일본에서 출발해 3년 전 중국 기업에 매각됐다.

미니소는 값싼 제품을 잘 만드는 중국 제조 산업을 기반으로 급성장하면서 한국 유통 시장까지 진출했다. 선원규 미니소코리아 부사장은 "이미 2호점을 준비하고 있으며 앞으로 매장을 계속 늘려갈 것"이라며 "중국과 일본에서 성공했듯이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악화로 지갑이 가벼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초저가 매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들의 무기는 대형 마트보다 더 싼 가격이다. 저렴하면서도 질(質) 좋은 제품에 주(主) 고객층인 20~30대가 선호하는 트렌디한 디자인까지 입혀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유통 업계에서는 현재 약 2조원대인 국내 중·저가 생활용품 시장 규모가 2~3년 후에는 4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격적인 가격 내세워 시장 확대 나서

국내 최대 생활용품 매장인 '다이소'는 오는 10월 수원에 기존 매장보다 2배 이상 큰 700평짜리 대형 매장을 연다. 국내 매장 1100개를 운영하고 있는 다이소의 목표는 대형 마트를 앞지르는 것이다. 박정부 회장이 직접 나서서 "우리의 경쟁 상대는 대형 마트"라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안웅걸 다이소아성산업 이사는 "매장을 대형 마트처럼 고급화하면서도 주요 제품의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다이소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제품의 70% 이상이 1000~2000원대 제품이지만 품질은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4년 10월 출범한 이랜드의 생활용품 전문 매장 '버터(BUTTER)'는 2년도 안 돼 매장이 14곳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작년보다 183%나 급증했다. 버터 제품의 특징은 저렴한 가격과 트렌디한 디자인이다. 제품 디자인과 제조를 이랜드가 직접 담당해 제품 가격은 낮추면서도 품질과 디자인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윤경훈 이랜드 상무는 "향초나 시계 등 주요 제품 대부분이 1만원 미만이고 격주로 100개에 달하는 신제품을 출시한다"며 "유행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들이 큰돈 들이지 않고 집 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문구용품'으로 알려진 아트박스도 중저가 생활용품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011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품(poom)'을 신설해 샤워 커튼, 유아용품, 자전거 등 판매 상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아트박스 관계자는 "작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는 60개였던 직영 매장을 7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라며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 층을 위해 온라인 숍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유럽 저가 브랜드도 한국 진출 잇따라

최근에는 미니소 같은 외국계 업체도 잇따라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장기 불황을 겪는 한국에서도 일본의 '100엔숍' 같은 저가 매장이 유통 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외국계 중에서는 미니소 외에도 덴마크의 대표적인 저가 생활용품 매장인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이 이달 26일 서울 명동에 1호점을 낸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이 매장에서 취급하는 제품 8000여 개 중 대부분이 5000원대 미만이다.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 관계자는 "한국 내 젊은 소비자들이 원목 소재 등의 심플한 북유럽 디자인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성공에 자신감을 보였다. 2년 전 한국에 진출한 스웨덴의 이케아도 생활용품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가구보다 5000원 미만의 식기·장난감 등 생활용품이 인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