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지역 입체 분석] 새 아파트 귀했던 안산 등 '1세대 계획도시' 분양 들썩

18일 오후 경기 안산에서 GS건설이 분양하는 대단지 아파트 '그랑시티자이' 분양 홍보관은 정식 모델하우스가 아님에도 오전부터 방문객들이 몰려들어 북적이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김영자(45·안산 고잔동)씨는 "안산은 '새 아파트'가 귀한 지역인데, 요즘 들어 오랜만에 새 아파트가 분양된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왔다"고 했다.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하루 평균 500통꼴로 분양 문의 전화가 걸려 온다"며 "예상보다 지역 주민과 서울 수요자들의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안산·창원·과천·여수 등 30~40년 전 건설된 '1세대 계획도시'에서 지난해 말부터 대규모 신규 아파트 분양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1세대 계획도시는 경기 안산시(단원구)와 경남 창원시(성산·의창구 일대), 전남 여수(시전·삼일·쌍봉동) 등이다. 이 도시들은 1973년 12월 제정된 산업기지개발촉진법에 따라 산업단지의 배후도시로 조성됐다. 경기 과천 역시 1982년 정부 제2종합청사가 들어서기 위해 계획된 행정도시다. 건설 당시에는 '신(新)'도시였지만, 지금은 나이가 들어 노후화된 이 지역들에 지난해 말부터 아파트 분양이 잇따르고, 청약자도 몰리고 있다.

◇노후화된 안산·창원 등 1세대 신도시, 최근 새 아파트 대규모 공급

최근 들어 안산·창원 등 1세대 신도시에서 쏟아진 아파트 단지의 경우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쌌지만, 청약자들이 몰리면서 청약 성적이 우수한 편이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안산의 경우 지난해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3㎡당 990만원이었다. 그러나 최근 안산에서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의 분양가는 1000만원대 초·중반으로 기존 아파트보다 10~20%가량 더 비싸게 나오고 있지만, 청약자가 몰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안산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중앙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390만원이었다.

경남 창원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 4월 분양했던 중동 유니시티 1·2단지의 경우 지난해 창원시 평균 분양가인 3.3㎡당 998만원(3월 기준)보다 약 31%나 비싼 1309만~1310만원에 나왔지만, 청약경쟁률이 96.3대1을 기록했다. 전남 여수에서도 지난달 한화건설이 7월 분양한 여수 웅천 꿈에그린(평균 분양가 3.3㎡당 818만~823만원)이 여수시 분양 사상 최고 청약경쟁률인 10.8대1을 기록했다.

◇기존 도심 인구 새 아파트 단지로 수평이동 중

1세대 신도시의 신규 아파트에 청약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도시의 특성상 공급 자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 도시들은 처음부터 계획도시로 건설된 탓에, 여유 부지가 부족했고 지난 10여 년 동안 한동안 아파트 공급이 드물었다. 이 때문에 1세대 신도시는 낡은 아파트 비중도 높다. 안산의 경우 지난 10년(2006~2015년) 동안 분양된 아파트는 6926가구로, 안산 전체 가구 수(27만7385가구)의 2.5%였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역에서 경기 거주 가구의 12.9%에 해당하는 아파트가 공급된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을 겨냥해 추가 아파트 공급도 잇따르고 있다. 안산시에서는 고잔지구의 마지막 블록인 사동 90블록에서 7600여 가구의 초대형 복합단지인 '그랑시티자이' 분양이 예정돼 있다. GS건설 측은 "고잔지구가 교육과 생활 등 독립적인 환경을 갖춘 복합도시로 조성돼 향후 지역 내 부촌(富村)을 이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에서도 옛 39사단 이전부지에서 총 6100가구의 '중동 유니시티'가 만들어지고 있다. 전남 여수에서도 옛 여천지역 내에서 8000여 가구 규모의 웅천지구 개발이 한창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1세대 신도시에서 새 아파트가 공급될 경우 구도심의 인구가 수평이동 하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