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세 라디오 진행자, 나뿐일걸요?"

"제가 만 82세입니다. 이 나이에 현역으로 매주 한 번도 쉬지 않고 (라디오) 방송 진행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걸요?"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가 직접 마이크를 잡고 진행하는 라디오 토크쇼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가 오는 26일로 방송 600회를 맞는다. 2005년 1월 28일 성우 고은정, 배우 임동진을 초대해 첫 방송을 한 이후 11년여 만의 일이다.

22일 기자간담회를 가진 김 목사는 "그동안 김영삼·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과 운동선수, 연예인, 환경미화원 등 청취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프로그램을 통해 만났다"고 했다. 전체 출연자는 800여 명. 그는 출연자 중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1979년) YH사건 등 박정희 전 대통령에 관한 일, (1994년) 김일성을 만나기로 했다가 사망으로 인해 무산된 일,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과 전쟁 직전까지 갔던 상황 등을 진솔하게 이야기했다"고 회상했다. 또 출연자의 사연을 듣고 청취자가 자신의 딸을 만나게 해 결혼한 일 등을 기억나는 일화로 꼽았다.

그는 거물급 출연자들을 섭외할 수 있는 비결로 "40여년간 많은 인사와 교류해온 덕분"이라고 했다.

앞으로 출연시키고 싶은 초대 손님으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꼽았다. "신 회장은 김삼환 목사님과 함께 두 번 만나 기도해 드린 적이 있어요. 어려운 일을 당하지 않으면 누가 목사 찾나요? 세 번째 만나면 (신앙을) 결심시켜 보려 합니다. 반 총장은 퇴임 후 귀국하면 한번 초대할 생각이고요."

600회는 '어게인 1973'을 주제로 특집 생방송을 할 계획이다. 1973년은 김 목사가 세계적 부흥사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서울 여의도집회에서 통역을 맡았던 해. 100만명 이상이 여의도광장을 메웠고, 당시 39세의 김 목사는 마치 자신이 설교하듯이 열정적으로 통역해 국민에게 뚜렷하게 기억됐다. 김 목사는 "1973년 집회를 계기로 한국 기독교가 크게 부흥했다"며 "당시 북한이 '미국 무당을 데려다 푸닥거리한다'고 논평했을 정도로 대단한 사건이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올해 극동방송 창사 60주년 표어가 '복음 60년, 또 60년'인데, 통일이 되면 신속히 북한에 가서 라디오 방송을 시작해 복음을 전하는 것이 희망"이라며 "죽기 전에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