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철강 공장이 도심 미술관으로

부산 도심의 폐철강 공장이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 미술관'처럼 변신한다. 부산시와 고려제강은 23일 수영구 망미동 옛 고려제강 수영 공장에서 복합 문화 공간 'F1963'조성과 운영을 위한 업무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이번 사업은 민관 협력을 통한 문화 재생 사업으로는 국내 첫 사례"라며 "런던의 '테이트모던 미술관'에 버금가는 명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F1963'은 1963년에 세워져 2008년까지 가동돼온 고려제강 수영 공장(factory)을 재생한 공간이란 뜻을 담은 것이다. 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은 영국의 테이트 갤러리가 2000년에 폐발전소를 현대 미술관으로 개조한 것이다.

'F1963'은 2만2279㎡ 부지에 연면적 1만650㎡의 폐공장 및 세 부속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들어진다. 야외에는 대나무숲 정원과 어린이를 위한 키친가든, 푸드트럭 공간 등이 들어선다. 사업비는 162억원. 고려제강 측이 130억원, 부산시 측이 국·시비 등 32억원을 댄다.

고려제강 측은 이미 올해 초 공사를 시작했다. 다음 달 열리는 부산비엔날레(9월 3일~11월 30일)를 위해 이달 말 1단계 준공을 하고, 내년 연말쯤 모든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F1963'은 이번 부산비엔날레 중 1990년대 이후 글로벌 비엔날레 시스템을 다루는 '프로젝트 2' 출품작(23국 56팀) 전시장으로 사용된다. 이 공장 건물은 지난 2014년 부산비엔날레의 특별 전시장으로 쓰이기도 했다.

현수교, 크레인, 자동차 타이어 등에 쓰이는 강철 와이어 등을 생산하는 고려제강은 지난 1963년 이곳에서 창업했으며, 현재 여섯 나라에 40여 공장을 두고 연매출 2조3000여억원을 올리는 세계 최고 '특수 선재(線材)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