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으로 느껴지는 화가 이중섭… 천재네요, 천재"

"이중섭이라는 화가를 오롯이 느끼게 해주는 전시예요. 놀랍습니다. 작품뿐 아니라 그의 삶이 담긴 기록물, 다큐멘터리 영상 등이 잘 어우러져 있어서 이제야 '화가 이중섭'을 제대로 알게 된 것 같습니다."

4일 오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이중섭, 백년의 신화'전(展)에 해외 문화·예술계 인사 17명이 몰려들었다. 전시장을 꼼꼼히 둘러본 베스 매킬롭 영국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 선임 연구위원이 "참 잘 만든 전시"라고 감탄했다. 지난 3월까지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 부관장을 지낸 그는 "예전엔 이중섭의 어두운 면만 알고 있었는데 통영에서 그린 풍경처럼 밝은 느낌의 그림들을 오늘 처음 봤다. 그의 양면을 모두 알게 돼 매우 만족스럽다"고 했다.

'문화소통포럼 CCF 2016' 행사 참석차 방한한 이들은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했다. 카트리나 세즈윅 호주영상센터 감독, 하리 다르소노 인도네시아 패션디자이너, 아나 세라노 캐나다 영화센터 디지털책임자, 타마 와이파라 뉴질랜드 마오리족 아티스트, 샤를 앙투안 드 비브레 프랑스 슈베르니성 대표, 미국의 재즈 보컬리스트이자 작곡가 팀 스트롱 등이 참석했다.

한국 입양아 출신 프랑스 오너셰프인 피에르 상 보이에는 은지화(銀紙畵) 앞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천재네요, 천재. 단순해 보이는 그림이지만 여러 재료와 스토리가 가득 들어 있어요." 그는 "이중섭의 불행한 생애에 대해 들은 적이 있는데 그림을 보니 화가의 감정이 그대로 전해진다"고 했다. 스페인 작가 하비에르 모로는 "작품을 통해서 한국의 역사를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며 "한국과 스페인은 몇 십 년 만에 고속 성장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의 전통 사회에서 급속하게 현대 사회로 변모하는 모습이 그림으로 느껴졌는데 그 과정이 스페인과 닮은 점이 많아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문화소통포럼 CCF 2016'은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이사장 최정화)이 4~6일 서울에서 여는 행사다. 세계 각국의 문화·예술계 리더들을 초청해 우리나라의 문화 명소를 보여주고 토론하는 프로그램이다. 2010년 시작돼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이날 창덕궁, 국립중앙박물관, 한국의집을 방문한 이들은 5일 한국가구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현대카드 디자인랩·카드팩토리, N서울타워를 방문하면서 한국의 의식주 문화를 체험할 예정이다. 6일 오전에는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문화 소통의 힘은 어디서 오는가? 연결!'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2016년 10월 3일까지]

▲입장료: 성인 7000원(덕수궁 입장료 1000원 포함), 유치원 및 초·중·고교생 4000원

▲문의: (02)522-3342, www.jungseob.com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월요일 휴관)

※수·토 오전 10시~오후 9시(입장 마감 오후 8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