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평생을 같이 한 노부부가 있었다. 노부부는 모두 식빵을 좋아해서 출출할 때마다 식빵을 따뜻한 차와 함께 먹곤 했다. 그러나 식빵을 먹을 때마다 남편은 항상 식빵 가장자리를 먼저 먹고 하얀 속만 남겨 아내에게 주는 것이었다. 아내는 그러한 남편이 늘 못마땅했다. 아내가 하루는 더는 참지 못하고 남편에게 '왜 당신은 항상 먼저 식빵을 먹을 때 가장자리부터 먼저 먹고 나에게 주느냐'라고 불평했다. 알고 보니 식빵 가장자리 부위는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었다. 그러자 남편은 '당신이 식빵의 속 부분을 좋아할 것 같아서 가장자리는 내가 먹고 속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서로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만 상대편을 생각하면서 멋대로 해석하면서 생기는 일상생활의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예는 비단 노부부의 사이에서만 벌어지는 상황이 아니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다반사로 발생하고 있다. 60년대 보릿고개를 겪어 왔던 우리 부모 세대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아파도 안 아픈 척, 배고파도 배부른 척, 화가 나도 화가 나지 않은 척을 하면서 평생을 살아왔다.
이러한 행동은 옛날부터 유교사상이 몸에 밴 우리 부모들이 상대를 배려하는 하나의 미덕이라 생각했을 수도 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과거 사회는 가감 없는 표현 없이도 큰 무리 없이 살아갈 수 있었다. 과거의 공동체 조직은 그 구성원들의 이동이 크게 없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굳이 대놓고 표현하지 않아도 오랜 기간의 접촉으로 상대의 마음을 어느 정도 헤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확연히 달라지고 있고 이미 달라져 있다. 일상생활만 보더라도 한 번만 보고 헤어지는 사람, 몇 차례의 만남을 갖고 헤어지는 사람 등 하루에도 다양한 부류의 사람과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짧은 순간의 만남에서 제대로 된 의견 전달이 되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사소한 오해가 큰 화를 불러올 수도 있는 세상이다.
이런 오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보이게 행동하는 것이다. 보이게 행동하는 의미의 전제조건은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진정성이 없다면 보이게 행동하는 것이 자칫 자신이 하는 행동을 미화하고 과대하게 포장하는 것처럼 상대에게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이게 일하고 행동하기 위한 방법은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즉 상대방에게 보고 느낀 그대로 얘기하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드러낸다는 의미는 나와 내 주위 사람과의 관계개선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더 나아가 이 세상이 더욱더 투명한 세상으로 가꾸어지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