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9.21 10:08

 “모든 생활이 골프에 맞춰져 있어요.”

2016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루키 조윤정(21, 요진건설)이 골프를 대하는 태도다. 조윤정은 골프에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다.

조윤정은 지난 11일 끝난 메이저 대회 이수그룹 KLPGA 챔피언십에서 올 시즌 최고 성적인 공동 13위를 기록했다. 추석 연휴 중에 잠시 휴식일을 얻은 조윤정을 만났다.


험난했던 프로의 길


조윤정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늦은 나이인 중학교 2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 아마추어 시절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2013년 준회원과 정회원을 단숨에 따며 프로로 데뷔했다.

조윤정 자료사진. /마니아리포트

조윤정은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골프를 시작했기 때문에 프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다행히 프로 전향 후 준회원과 정회원을 한 번에 따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조윤정은 2014년 드림투어 상금랭킹 29위에서 2015년 상금랭킹 7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고 6차전에서는 프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시드전을 통과하며 KLPGA 정규 투어에 발을 디디게 됐다. 드림투어 우승자 출신이라는 기대는 컸지만, 성적은 처참했다.

조윤정은 “욕심이 너무 앞섰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하고 시드전을 통과하면서 정규 투어에서도 해볼만하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그래서 성적에 대한 욕심을 많이 부렸다. 욕심을 부리기 시작하면 샷과 퍼팅이 모두 흔들렸다. 큰 욕심이 화를 부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정규투어 경험하며 ‘코스 매니지먼트’ 배워

시즌 초반 부진을 날리고 조윤정이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조윤정은 메이저 대회인 이수그룹 KLPGA 챔피언십에서 정규 투어 최고 성적인 공동 13위에 올랐다.

조윤정은 “경기를 치를수록 성장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샷부터 퍼팅이 좋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코스 매니지먼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항상 핀으로 직접 공략했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무조건 지르는 게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상황에 맞춘 코스 공략이 보다 나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도 있다. 경기 막판 2~3홀을 남겨두고 무너지는 것이다. 조윤정은 “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약점인 것 같다. 이상하게 플레이를 잘해오다가도 막판 2~3홀에서 무언가에 홀린 듯 샷이나 퍼팅이 흔들린다. 체력이나 멘털 모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부족한 부분을 알게 된 만큼 이겨낼 수 있도록 착실하게 노력하고 있다. 남은 대회에서는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조윤정은 현재 상금랭킹 91위로 내년 시드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그러나 조윤정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조윤정은 “상금랭킹을 올려 시드를 유지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시드를 잃어 시드전에 다시 가야 된다고 하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라며 “투어를 한 시즌 치르면서 많이 배웠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시드전에 간다고 하더라도 살아남을 자신이 있다. 그래서 남은 시즌 목표도 시드 유지가 아닌 후회 없는 경기를 치르는 것으로 잡았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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