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9.26 14:06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 자라고 배우며 일을 한다. 태어나 처음부터 부모에게 말을 듣고, 또 부모에게 말을 한다. 이렇게 말을 배우며 부모와 함께 세상에 대해 눈을 뜬다. 또한 부모의 손을 잡고 학교에 들어가게 되고, 드디어 글을 읽고 쓰는 것을 배운다. 드디어 세상에 나아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듣고 읽고 쓰기를 통해 배운 것을 활용해 일을 한다. 모든 이들은 일을 하는 만큼 세상 속에서 자신의 몫을 차지한다.

누구의 것도 아닌 자연, 그 속의 세상. 과연, 우리는 얼마나 어떻게 일을 해야 내 몫을 확인할 수 있을까. 또, 그 차지한 내 몫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미, 어린 시절은 부모로부터 기본적인 힘과 습관 그리고 성격을 이어 받았다. 그러나,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학생으로서 부모의 그림자를 점점 벗어난다. 집 밖으로 나가 세상과 맞부딪힌다. 내 몫 찾기를 하는 것이다.

사진=조선일보DB

그렇다. 바로 이 중요한 학생 시절은 이 세상에서 어떤 일을 할 것인가를 학교에서 준비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학교 교육이다. 문명의 발전에 따라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학교 교육. 특히 21세기 인터넷은 기존의 학습 방법론을 기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당연, 이 시기의 학생과 학교는 동시에 커다란 변환점을 지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 현장은 가히 교육 혁명이리만큼 전반적인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 기성 세대는 바로 이 기존 교육 습관으로부터 얼마나 빨리 벗어나느냐에 따라 우리 학생들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학교는 이미 탈바꿈을 시작했다. 모든 지식은 이미 스마트폰에 있고, 그것을 언제 어디서든 이용해 바로 삶에 적용하고 있다. 학교 성적 기준도 스마트폰 활용해 문제해결 능력을 확인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이 세상 지식을 어떻게 내 삶의 행복 도구로 사용할 것인가가 그 사람의 행복지수를 측정하는 척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몇 년 전부터 중학교 교육시스템은 이미 자유학기제가 도입되었다. 이 파급 효과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로 바로 미치게 될 것이다. 머지않아, 스마트폰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곧 사회 적응 지수가 될 것이고, 바로 이것이 대학 입학 기준이 된다. 이는 이미 현대 문명의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 기준으로서 미국/유럽에서 시행되었고, 이에 뒤질세라 한국도 막차를 타지 않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이러한 교육시스템에 잘 적응하는 학생의 기본 자질은 바로 잘 읽는 독서능력이 우선한다. 모든 교육은 듣고 읽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공부란 내 안으로 들여온 새로운 것을 지금 알고 있는 것과 연결시키는 일이다. 기존 것과 새 것을 최적의 활용 상태를 만드는 일이 곧 공부라 하겠다. 문제는 이 공부만 잘 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회적 동물인 사람으로서 홀로서기의 정점은 바로, 공부한 것을 내 밖으로 내보내는 능력이다. 이 능력이 자연스럽게 표출할 수 있을 때, 드디어 세상 어떤 것에도 두려움없이 잘 적응하는 것. 이 적응이 바로 잘 일하는 것이며, 최선과 최적의 일을 통해 세상에서 내 몫을 정정당당하게 차지 하는 것이다. 바로 이렇게 차지한 내 몫이 곧 내 삶을 행복하게 한다.

바깥으로 내 보내는 능력은 바로 토론과 글쓰기로 훈련되어진다. 문제는 '삶이란 어떻게 사는 것이 좋으냐?' 라는 공식이 없듯이, 토론과 글쓰기 능력을 기르는 훈련의 왕도가 뚜렷하지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만의 방법으로 훈련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기본적으로 '아기의 처음 걷기'나 '자전거 타기'처럼 수없이 반복되는 시행착오를 끊임없는 이겨내는 훈련만이 나만의 왕도를 만들어 가지게 되는 것이라 하겠다.

예로서, 베토벤이 이 훈련 과정을 적합하게 끝냈기에, 혹자는 눈 감고도 ‘아, 저건 베토벤 음악이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나 자신만의 토론 기법과 글쓰기 능력이 길러지는 것은 결국 학생 자신만의 멋진 자기 정체성이 완성되어 가는 길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행복을 스스로 느끼며 움직여 가는 아름다운 삶인 것이다.

토론과 글쓰기를 통해 자기 정체성을 느껴가는 방법은 정기적인 훈련으로 인해 정형화된다. 여기에 적합한 것이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하는 모둠활동이다. 학교 중심으로 삼삼오오 마음에 맞는 학생끼리 자신의 마음을 서로 드러내는 일련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풍토가 더욱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내 자신이 잘 다듬어지는 과정이 곧 행복감일 것이다. 여기에 정성을 얼마나 들였느냐에 따라 학창시절에 누려야할 행복감도 비례하리라 본다.

물론 이 모둠이 선택한 토론과 글쓰기 프로그램 진행 멘토가 누구냐가 중요하다. 이 멘토로 가장 적합한 사람은 현대 문명을 활용하고, 이 모둠을 운영하려는 의지를 가진 교사들이다. 아쉬운 것은 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진행하는 교사가 학생 수에 비래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이 빈 곳에 풍부한 경험을 나누는 시니어들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조선일보 조선닷컴

시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