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따뜻한 유령들의 집으로 어서 오세요

NHK 인기 주말 드라마 ‘나비장에 어서 오세요’의 원작 ‘테후테후장에 어서 오세요’는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와 힘든 현실에 부대끼는 젊은이들이 이야기다. 나름의 이유로 사회와 어울리지 못하는 등장인물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통해 독자는 자신의 상황을 돌아보게 된다.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하고 어둠 속에서 헤매는 이들이 주위의 작은 등불을 통해 마침내 길을 찾게 되는 것을 보며 따뜻하고 포근한 감정이 샘솟는다.

‘테후테후장’에 사는 여섯 명의 세입자는 계속되는 현실 속 좌절에서 도망쳐 현실과 단절된 자신만의 공간에서 살고 있다. 자신을 믿지 못하고 세상에 나가지 않는 겁쟁이 프리터와 사랑을 준 적도 받은 적도 없는 모태 솔로 계약직 사원, 사회의 눈초리가 두려운 사기 전과범과 갑작스러운 병으로 인해 불안한 복학생, 눈앞에 실재하는 것만 믿는 30살 여자와 스스로 은둔형 외톨이가 된 일러스트레이터 등 아픔과 두려움을 가진 체 지낸다.

세상과 스스로 단절된 삶을 사는 그들에게 무심한 듯 위로를 건네는 존재는 역설적이게도 가지각색의 이유로 세상을 떠나 ‘테후테후장’에 머무는 여섯 유령이다. 생에 대한 미련을 풀어버리려는 듯 유령들은 늘 긍정적이고, 활기차고, 밝고, 시끌벅적하게 생활한다. 아무리 삶을 동경해도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유령들에게 세입자들의 고민은 단지 투정일 뿐이다.

유령이 등장하며 환상과 공상으로 이끌 것 같은 이 이야기는 예상과 달리 차분히 현실적인 풀잇법을 제시한다. 작가 자신이 젊은이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유령들의 입을 통해 누구나 고민하고 걱정하는 삶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스스로 마주하고 넘길 수 있는 용기의 말을 건넨다. 걱정하고, 고민하고, 두려움에 떨며 시간을 보내는 것 대신 그 바로 순간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조언한다.

삶의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세입자들이지만, 진심으로 자신을 생각하는 유령들의 한 마디에 스스로 현실을 견뎌낼 힘을 키워 간다. 도망치기보다 당장 실현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며 세상에 다시 도전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독자들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