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0.17 01:42

[떠나요, 가을 속으로] 국화축제 내달초까지 잇따라

마산, 국내 최대규모 29일 개막… 해 지면 LED로 반짝 '夜국화'쇼
함평, 50만송이로 꾸민 광화문… 청남대, 22일 불꽃놀이 등 장관
청탁금지법으로 어려움 겪는 지역 화훼 농가 살리는 효과

늦가을 서리를 견디며 청조(淸操)한 자태를 지키는 국화(菊花)는 기품과 절개를 상징하며, 매화(梅花)·난초(蘭草)·대나무(竹)와 함께 사군자(四君子)의 하나로 사랑받는 꽃이다. 국화를 주제로 한 축제가 전국에서 열리고 있거나, 개막을 앞두고 방문객을 맞을 마무리 단장을 하고 있다. 깊어가는 이 계절,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내 누님같이 생긴 꽃(서정주·국화 옆에서)'의 향기에 취해보면 어떨까.

◇낮보다 오묘한 '밤 국화'

푸른 하늘 아래 빨간색, 노란색 등으로 물든 국화가 만든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다. 해가 지고 나면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을 받은 국화는 낮과는 또 다른 색감을 자아낸다.

 

가을 꽃 국화 전국축제 일정표

국내 최대 규모 국화축제인 '마산 가고파 국화축제'에선 '야국화(夜菊花)'를 즐길 수 있다. 올해 16회를 맞은 이번 축제는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경남 창원시 마산 합포구 마산항 제1부두에서 열린다. 지난해 한 줄기에서 1515송이의 꽃을 피워 기네스 세계 기록을 경신한 '다륜대작(多輪大作·원형의 틀에 국화 한 줄기가 많은 꽃을 피우게 한 작품)'이 올해는 어떤 기록을 세울지 기대를 모은다. 28일 오후 6시 멀티미디어 불꽃 쇼 등으로 꾸며지는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축제 기간에 다양한 문화·체험·경연이 열린다.

온천과 과학의 도시 대전 유성구는 오는 30일까지 유림공원 일대에서 '제7회 유성 국화전시회'를 연다. '국향천리 인향만리(國香千里 人香萬里·국화 향기는 천리를 가고, 사람 향기는 만리를 간다)'를 주제로 열리는 전시회에는 40여 종의 국화 10만본을 선보인다. 유림공원 일원에는 높이 11m짜리 에펠탑 모형과 원숭이, 나비 모양 등의 국화 조형물 900개가 설치됐다. 다음 달 6일까지 춘천시 사농동 강원도립화목원에서 이어지는 '가을 향기와 함께하는 국화 전시회'도 야간 운영을 한다.

◇국화 50만 송이로 만든 광화문

전남 함평군은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함평읍 함평엑스포공원 100만㎡에서 '2016대한민국 국향대전'을 연다. 축제장 중앙광장 입구에는 대형 광화문과 세종대왕상이 들어선다. 50만 송이 국화로 꾸며지는 광화문은 높이 8m, 폭 20m 규모다. 실제 크기의 절반이다. 올해 첫선을 보이는 세종대왕상은 실물 크기의 3분의 2로 축소했다. 높이 4.4m로 국화 20만 송이가 들어간다.

 

‘오색(五色) 국화’의 향연이 펼쳐진다. 전남 함평군 엑스포공원 100만㎡(30만2500평)에선 오는 21일부터 ‘2016대한민국 국향대전’이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국향대전을 방문한 어린이들이 갖가지 국화로 단장된 광화문 조형물과 국화밭 주변을 거닐고 있는 모습.
‘오색(五色) 국화’의 향연이 펼쳐진다. 전남 함평군 엑스포공원 100만㎡(30만2500평)에선 오는 21일부터 ‘2016대한민국 국향대전’이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국향대전을 방문한 어린이들이 갖가지 국화로 단장된 광화문 조형물과 국화밭 주변을 거닐고 있는 모습. /김영근 기자

수려한 자연경관을 갖춘 충북 청주의 옛 대통령별장 청남대에선 22일부터 '사색(四色)에 반하고 사색(思索)에 취하다'를 주제로 국화축제가 열린다. 국화전시장인 대통령전용 헬기장에서는 대국(大菊)·소국(小菊) 등 국화류 51종 1만1000여 그루가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국화분재 작품 200여 점, 초화류(草花類) 2만3000여 그루, 야생화 200여 점도 전시된다. 22일과 29일 저녁 6시 30분부터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국화축제는 영춘제와 더불어 청남대의 대표적 축제이며, 지난해 17만여 명이 다녀갔다.

◇지역 경제 살리는 꽃 축제

익산의 '천만 송이 국화 축제'는 지역 화훼농가에서 국화 5만5000본(2억원 규모)을 구입했다. 또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고객이 줄어 어려움을 겪는 농가들이 축제장에서 국화를 직접 팔 수도 있게 했다. 28일부터 11월 6일까지 익산 중앙 체육공원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에선 국화로 장식한 미륵사지석탑과 백제왕도의 문 등 여러 작품과 국화 포토 존 등이 방문객을 기다린다.

'서산국화축제'는 주민들이 동아리를 만들어 국화를 재배하다 축제로 발전시켰다. 사과와 포도 과수원을 배경으로 펼쳐진 10만㎡ 부지 위에 다양한 국화가 자라고 있다. 올해는 국화로 만든 대형 하트와 한반도 지도, 동산, 조각공원이 볼거리를 선사한다. 서산 농특산물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판매장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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