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SF 작가, '만약'에 답하다
입력 : 2016.10.14 23:50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지음｜김상훈 옮김｜엘리｜448쪽｜1만4500원
제목만 보면, SF 소설인지 헷갈릴 수도 있다. 읽다 보면, 더더욱 그 장르적 규정에 의구심을 품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명백히 세계 최고급 SF 작가로 꼽히는 테드 창(49·미국)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첫 장을 펼쳐보자.
고대 바빌론에 탑이 세워지고 있다. 하늘의 천장에 닿기 위한 육지의 건설. 광부들은 수레를 끌고, 태양보다 더 높이, 은하의 꼭대기까지 간다. 그 과정은 대추야자로 담근 술처럼 몽환적이다. 결국 세계의 천장, 그 거대한 유리를 망치로 깨 내부로 올라간다. 비의 원천, 저수지가 터진다. 홍수에 휩쓸려 더 위로 올라간 주인공이 도착한 곳은 공교롭게도 바빌론 근처다. 1990년 역대 최연소 네뷸러상을 안긴 '바빌론의 탑' 줄거리다.
이런 식이다. 표제작은 UFO를 타고 지구에 온 외계인의 언어를 파악해내려는 언어학자의 이야기. 페르마의 원리와 그래프까지 들어 있어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죽은 딸에게 보내는 여자의 내레이션이 매 단락 교차하면서 의사소통의 의미와 그 불가능성, 아름다움을 오래 고민하게 한다.
이 단편집 전체는 '만약'이라는 평범한 의혹에 대한 비범한 대답이다. 인간 지능이 인공적으로 계속 강화된다면?('이해'), 전능한 신이 정기적으로 지구를 방문한다면?('지옥은 신의 부재') 그리고 만약, 당신이 딱 한 권의 책밖에 읽을 수 없다면? 퓰리처상 수상작가 주노 디아스는 대답한다. "이 책을 읽으시오."
제목만 보면, SF 소설인지 헷갈릴 수도 있다. 읽다 보면, 더더욱 그 장르적 규정에 의구심을 품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명백히 세계 최고급 SF 작가로 꼽히는 테드 창(49·미국)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첫 장을 펼쳐보자.
고대 바빌론에 탑이 세워지고 있다. 하늘의 천장에 닿기 위한 육지의 건설. 광부들은 수레를 끌고, 태양보다 더 높이, 은하의 꼭대기까지 간다. 그 과정은 대추야자로 담근 술처럼 몽환적이다. 결국 세계의 천장, 그 거대한 유리를 망치로 깨 내부로 올라간다. 비의 원천, 저수지가 터진다. 홍수에 휩쓸려 더 위로 올라간 주인공이 도착한 곳은 공교롭게도 바빌론 근처다. 1990년 역대 최연소 네뷸러상을 안긴 '바빌론의 탑' 줄거리다.
이런 식이다. 표제작은 UFO를 타고 지구에 온 외계인의 언어를 파악해내려는 언어학자의 이야기. 페르마의 원리와 그래프까지 들어 있어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죽은 딸에게 보내는 여자의 내레이션이 매 단락 교차하면서 의사소통의 의미와 그 불가능성, 아름다움을 오래 고민하게 한다.
이 단편집 전체는 '만약'이라는 평범한 의혹에 대한 비범한 대답이다. 인간 지능이 인공적으로 계속 강화된다면?('이해'), 전능한 신이 정기적으로 지구를 방문한다면?('지옥은 신의 부재') 그리고 만약, 당신이 딱 한 권의 책밖에 읽을 수 없다면? 퓰리처상 수상작가 주노 디아스는 대답한다. "이 책을 읽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