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정치인, 따끔하게 논박할 겁니다

"정치인 거들어주고 띄워주는 거 못하고, 안 합니다. 적어온 대로 답 읊는 정치인은 제 프로그램에 없을 겁니다."

보수 논객 전원책(61) 변호사는 단호했다. 오는 24일부터 TV조선 정치 토크 프로그램 '전원책의 이것이 정치다' 진행을 맡은 그는 전·현직 유력 인사를 스튜디오에 불러 '입심'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5시 10분부터 90분 동안 생방송을 해야 해 잡혀 있던 강연 10여 개도 취소했다. TV에서 단독 진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한국 정치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꿈이 있습니다. 정치인은 미래 세대를 위해 정책을 내놓고, 정상배(政商輩)는 다음 선거를 위해서만 정책을 내놓는다고 하죠. 대중영합적인 정책만 꺼내는 정치인들 따끔하게 논박할 겁니다. 국가 부채가 590조원이 넘었는데 보편적 복지가 능사라는 게 말이 됩니까." 정책이 아닌 정략(政略) 분석에 그치는 여타 정치 비평 방송은 '관전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정해진 질문, 정해진 답만 오가는 방송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게 지론. "대권 잠룡 초대해서 뻔한 질문 하고서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이러면 이게 무슨 정치 비평입니까. 정치인 선전이죠. 날 선 공방 끝에 나오는 말이 정치인의 진심이고 시청자들은 거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같은 보수는 물론 이재명 성남시장, 유시민 작가 같은 반대편 인사도 섭외할 계획이다. 전원책 변호사가 진행을 맡았다는 소식에 전직 중량급 외교관도 출연을 요청해올 정도라고 한다. 대외비로 준비 중인 '히든카드' 출연진도 있단다.

대표적인 보수 논객이지만 진보와 젊은이 사이에서도 인기가 있다. 때로는 진보 측 논객보다도 집권 여당을 혹독하게 비판하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할 때 꼬박꼬박 높임말을 쓰며 격식을 갖추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도 '보편적 복지'는 좌파 정책이라며 새누리당 공약을 비판했고 무상 급식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성역은 없다. 그는 "매주 금요일 한 주를 마무리하며 위클리 베스트·워스트 정치인을 선정할 계획"이라며 "박근혜 대통령도 '워스트'로 뽑힐 수 있다"고 했다.

24년. 전원책 변호사가 1992년부터 쌓아온 TV 토론 경력이다. 100분 이상 진행되는 토론에만 160여 번 출연했다. 때로 과하게 상대방을 질책하고 '비(非)방송용' 단어까지 구사하는 토론 스타일은 논란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는 다분히 계산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토론할 때 감정적이 돼야 시청자가 몰입해요. 시종일관 흥분하거나 시종일관 차분하면 안 듣습니다. 논쟁적 지점에서 더 크고 단호하게 말하는 거죠."

그는 1977년 '백만원 고료 한국문학신인상'으로 등단했고 1990년 조선일보를 통해 재등단한 시인이다. 시집도 2권 냈다. 한국 정치 상황에 어울리는 시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대뜸 올 노벨문학상 수상자 밥 딜런의 '바람만이 아는 대답(Blo win' in the Wind)'을 꺼냈다.

"우리 정치판이 꼭 노래 가사 같아요. 불어오는 바람 속에 대답이 감춰져 있다는데 한국 정치판이 대혼돈의 시대죠. 민주주의 한 지 70년이 됐는데 비박·친박, 문재인, 안철수 지지 세력 어디에 이념이 있고 정체성이 있습니까. 선거에만 목숨 거는 한국 정치인들의 민 낯을 보여주고 미래 세대를 위한 정치인이 나올 수 있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