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회 춘천마라톤서… 70세 청춘, 700회 완주

"제가 올해 만 70세가 됐습니다. 70회를 맞는 춘천마라톤에서 700회 완주에 성공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그걸 결국 달성했네요."

전용구〈사진〉씨가 결승선에 도착하자 먼저 도착한 100회 이상 완주자들의 모임인 '100회 마라톤 클럽' 동호회 회원 20여명이 뛰어나와 환호성을 질렀다. 그의 조끼 왼쪽 어깨 부분에는 '5시간'을 표시한 노랑 풍선이 달려 있었다. 70세에 풀코스를 완주하는 것도 대단한데 전씨는 다른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의 속도를 조절해 주는 '페이스 메이커'까지 맡았다. 최근 그의 평소 기록은 4시간 30분 정도다.

이날 4시간 58분 35초에 결승선을 통과한 전씨는 지친 기색도 없이 활짝 웃으며 동료들과 부둥켜안았다. 전씨는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건강관리를 하려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이후 마라톤의 매력에 푹 빠졌다. 첫 풀코스 도전에서 3시간 35분을 기록한 그는 5년 만인 2006년엔 100회 완주에 성공했다. 춘천마라톤과는 2001년 첫 인연을 맺은 이후 빠짐없이 출전했다.

2007년 퇴직한 뒤에는 거의 주말마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3시간 30분대까지 끊었던 예전보다 기록은 좀 떨어졌지만 완주에 의미를 두니 달리기가 더 즐거워졌다고 한다. 전씨에게 건강 비결을 묻자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1시간 정도 훈련하는 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너무 자주 뛰는 게 걱정된다며 가족이 말리기도 하더라"면서 "최근에 받은 정밀 건강 검진에선 전혀 문제가 없었다. 칠순이면 아직 청춘이니 계속 달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