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베스트셀러-일본] 무난한 인생은 김빠진 사이다"

마흔 넘어 데뷔한 작가가 아흔 넘도록 문장에 힘이 넘친다. 일본 작가 사토 아이코(93)가 이번 달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자기 책 두 권을 한꺼번에 올렸다. '아흔살 뭐가 축하할 일이야'와 '인간의 번뇌'다. 신랄한 유머로 가득하다.

가령 '아흔살…' 책에서 둘째 장(章) 제목이 '올까? 일본인 총바보 시대'다. "더 편리하게, 더 빨리, 더 길게, 더 깨끗하게, 더 맛있게…. 문명은 더 진보할 필요가 없다. 진보가 필요한 건 인간의 정신력이다." 또 다른 책 '인간의 번뇌'에서는 "도망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 곧 길을 뚫는 일"이라고 썼다.

소설가 아버지, 여배우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배다른 형제자매 북적대는 집에서 자랐고, 어른이 된 뒤 이혼을 두 번 하고 프로야구 선수와 불륜 연애도 했다. 소설가가 될 생각은 조금도 없었는데, 결혼 후 친정아버지에게 편지 쓰면서 글에 눈떴다. "무난한 인생은 욕탕에서 마시는 김 빠진 사이다"라는 게 이 사람의 결론이다. 요컨대 징징대지 말라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