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기업, 2016년의 도요타가 될 수 있을까?

제품 결함으로 인한 역대 최악의 리콜, 주변 경쟁국 기업의 약진, CEO의 공식 사과, 3세 경영인의 리더십 부재. 마치 2016년 현재 국내 경제 상황을 요약한 내용처럼 보이지만, 7년 전인 2010년 글로벌 기업 도요타가 겪은 일이다.

2010년 도요타의 상황은 누가 봐도 기업 존망의 기로였다. 렉서스 차량 결함으로 인한 1천만 대 리콜이라는 회사 내부의 문제는 물론 미국 리먼 쇼크에서 온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대외적 악재에 천재인 동일본 대지진과 태국 대홍수로 생산시설까지 붕괴했다. 글로벌 선도기업 순위는 전년도 세계 3위에서 360위로 급락했다.

그런데 7년이 지난 현재 도요타는 이러한 악재들을 극복하고 화려하게 재기하였다. 매출 310조, 영업이익 31조라는 경이적인 기록은 물론 ‘글로벌 100대 브랜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동화 같은 일은 창업가 가문의 손자 도요다 아키오 사장과 그의 위기경영전략인 “원점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를 통해 이루어졌다.

국내 많은 기업이 위기 대처 전략으로 대증요법을 쓰거나 문제 해결을 뒤로 미룬다. 그러나 도요타는 문제를 직시하고 장기적 관점으로 해결책 준비와 고통 분담으로 통해 해법을 추진했다. 지난 7년은 도요타 79년 역사 중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버텨낸 순간이었다. 그 고통의 7년을 버텨낸 지금 원점으로 돌아가고자 했던 도요타는 원점 이상의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

대다수 일본국민과 도요타 직원들은 2010년 리콜 사태 때 울먹이며 사과하던 도요다 아키오 CEO를 보며 참담함을 느꼈다. 창업가문 3세인 CEO를 통해 본 기업은 미래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도요타가 화려하게 돌아올 수 있던 이유는 아키오 사장의 경영 능력이 중심이다.

아키오 경영은 공감을 통해 소비자와 직원을 자신의 편으로 만든다. 숫자와 실적 압박으로 인해 촉발된 대량 리콜의 위기를 직접 겪으며, 리더가 현장에서 배우고 직원과 공감하며 직접 소통에 나섰다. 실력 있는 현장형 리더를 중시하여 누구든 도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게 하였고, 파격적인 근무제도 도입으로 유능한 직원들의 만족감을 높여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최고의 위치로 돌아온 도요타는 다시 한 번 위기의식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2016년 4월 ‘도요타 신체제 개편’을 통해 회사 내부에 7개의 독립 ‘컴퍼니’를 만들어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발생하는 경영 비효율성을 극복하고 최적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집중했다. 생산 조직 개편 외에도 별도의 연구조직 구성을 통해 눈앞의 이익보다는 미래를 위한 준비도 놓치지 않았다.

도요타는 이미 대우조선해양 부실 사태,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인한 물류대란, 품질논란으로 위기에 직면한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올해 국내 산업 전반의 위기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산업부 기자 출신 저자는 인재육성, 현장관리, 조직문화, 리더십 등 기업 경영 전반을 진단한다. 도요타의 사례를 통해 국내 기업의 위기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