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문은 대지진 전조?… 공포 괴담 떠돌아

'수퍼문이 뜬 14일부터 17일까지 지진 발생 고비다.' '두 차례 경주 지진은 모두 월요일에 발생했다.'

1948년 이후 68년 만에 가장 큰 보름달이 뜨는 14일을 앞두고 "'수퍼문(super moon)'의 영향으로 대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괴담이 소문과 SNS를 타고 퍼지면서 불안감이 확산됐다. 달과 지구의 거리가 가장 가까워지는 때인 만큼 달의 인력(引力)이 지각을 자극해 지난 9월 경주 지진 같은 천재지변(天災地變)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13일 오후 뉴질랜드에서 규모 7.8 강진, 아르헨티나에서 규모 6.2 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이어 충남 보령에서도 규모 3.5 지진이 관측되자 이 같은 불안감은 더 커졌다. SNS에는 "수퍼문에 맞춰 지진이 일어나는 거 보니 실제 연관이 있나 보다" "달을 보러 강원도에 가려고 했는데 불안해서 그냥 집에 있으면서 상황을 살폈다"는 글들이 쏟아졌다. 울산에 사는 직장인 최모(28)씨는 "예전 같으면 믿지 않았겠지만 지진을 몸소 겪고 나니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2005년 인도네시아 쓰나미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수퍼문이 떴다는 '수퍼문 지진 영향설(說)'은 수년 전부터 회자돼 왔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를 근거 없는 속설로 본다. 14일 수퍼문이 뜰 때 지구와의 거리는 35만6509㎞로, 달과 지구의 평균 거리(38만4400㎞)보다 2만7000여㎞ 가까워진다. 이 정도 거리 단축으로는 조석 간만의 차가 심해지는 정도일 뿐 지진까지 부를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는 "지진은 지구 내부에서 뜨거운 용암의 힘으로 일어나는 작용으로, 외부 힘인 달의 인력으로 일어나기는 어렵다"며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것을 기정사실화해 불안감을 조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일부 네티즌도 수퍼문 괴담에 대해 '달타령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입증된 것 없는 상황에서 공포감 조성하는 것이 재미있나'라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