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돌은 물론 '육각수'도 초대하고 싶어"

지난 3일 서울 상암동 TV조선 스튜디오. 개그맨 김준호(41)와 슈퍼주니어 이특(33), 걸그룹 라붐의 솔빈(19)이 나란히 TV조선 사원증을 목에 걸고 있었다. 이들 앞에서 한류 스타인 아이돌 그룹 샤이니 멤버들이 한껏 '망가지는' 중이었다.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샤이니의 민호와 온유·태민은 막춤을 추고, 꿀밤을 맞고, 농구 슛 대결을 벌였다.

이곳은 오는 21일 밤 11시 처음 방송하는 TV조선 '아이돌 잔치' 촬영 현장. '세대 공감 아이돌 예능'을 내세우는 프로그램 '아이돌 잔치'는 두 코너로 구성된다. 아이돌 토크쇼 '아이돌 잔치', 이봉원·박미선 부부가 외국인 아이돌인 일본 출신 유타(NCT), 태국 출신 손(CLC)과 가족을 이루는 가상 리얼리티 '엄마 없는 하늘 아래'다. 젊은 시청자뿐 아니라 아이돌을 잘 모르는 중년 시청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령대 출연자가 아이돌 스타들과 함께 나선다.

'아이돌 잔치' 코너에선 김준호와 이특, 솔빈이 각각 TV조선 소속 제작부장과 PD, 작가로 변신한다. 매주 자신들이 제작하는 예능에 출연자를 섭외하는 과정에서 인기 아이돌 그룹을 대상으로 사전 인터뷰를 한다는 설정이 깔려 있다. 세 MC는 첫 녹화를 마친 뒤 "예능에 처음 등장하는 설정이라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막상 진행해보니 편안하고 재미있었다"고 했다. "본 방송이 아니라 사전 미팅이니까 카메라 의식하지 말고 마음 편하게 해도 된다"고 MC들이 부추기면 아이돌 스타들이 부담감을 내려놓고 평소 방송에서 공개하지 않았던 에피소드나 개인기 등을 선보이는 것이다.

MC 3명은 각기 역할을 나눠 맡았다. 아이돌 열성팬 출신 예능 작가 캐릭터를 맡은 솔빈은 실제로는 활발히 활동 중인 아이돌 가수다. '걸스데이' 혜리를 닮은 외모에 다소 엉뚱한 매력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솔빈은 "초대된 아이돌 멤버들을 상세히 소개하고 이야기를 끌어내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손대는 프로그램마다 히트하는 인기 PD 역의 이특은 현실에선 30대 나이에 접어든 데뷔 12년 차 아이돌 대선배. 깔끔한 진행 솜씨를 앞세워 게스트로 출연하는 후배들을 이끈다. 40대 '아재' 김준호는 흥행 감각이 떨어진 CP로 설정됐다. 그래서 '세대 간 통역' 역할을 더 잘할 수 있다고 한다. 김준호는 "새로운 아이돌 그룹을 왕년의 청춘 스타 윤복희나 전영록 등에 빗대 설명하거나 중년 시청자가 잘 모르는 신조어를 알기 쉽게 풀어주는 식"이라고 했다.

세 MC는 "첫 회부터 호흡이 무척 잘 맞아 뿌듯하다"고 했다. 꼭 초대하고 싶은 아이돌 손님이 누구인지 묻자 솔빈은 "롤 모델인 에이핑크 선배님들", 이특은 "오랜만에 재결합해 사랑받고 있는 젝스키스 선배님들", 김준호는 "예전에 참 좋아했는데 요즘은 뭘 하며 사는지 궁금한 육각수"라고 답했다. 육각수는 1995년 강변가요제에서 '흥보가 기가막혀'를 부른 남성 듀엣이다. 세 MC는 "온 가족이 함께 보면서 아이돌을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