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라마의 국내 상륙, 주류에 편승할 수 있을까?

1995년 매주 금요일 밤 10시가 되면 온 가족이 모여 함께 보는 드라마가 있었다. 당시 폭풍적인 인기를 누린 드라마는 다름 아닌 중화권 드라마 '판관 포청천'이었다.

'판관 포청천'은 송나라의 실존 인물인 포증을 소재로 한 드라마로 그는 불의에 굴하지 않고 청렴결백하며 공명정대한 판결로 유명한 북송의 문신이었다. 드라마 속의 포청천은 까만 얼굴과 이마의 초승달이 특징이었으며 위로 올라간 눈썹과 옆으로 찢어진 눈은 무서운 포스를 풍겼다. 악인이라면 황제의 친척이고 고관대작이고 자신의 친구조차 용서 없이 작두로 응징하는 모습이 당시 썩은 정치에 지친 국민에게 어필하여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 뒤로 중화권 드라마는 국내에서 크게 인기를 얻지 못하다가 2016년 8월에 중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한국 드라마가 방영되었다. 이준기, 아이유 주연의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가 바로 그 작품이다. 드라마 제작 초기부터 중국 원작을 좋아하는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주연 배우 캐스팅부터 큰 화제가 되었고, 방영 이후에는 중국 원작의 내용과 비교하기도 했다.

중국 드라마는 무협물로 인기를 끌던 10여 년 전과는 달리 최근에는 소재가 다양해지고 있다. 현대극, 타임슬립, 게임까지 활용한 드라마가 제작되면서 마니아층으로 국한되던 한국 내 중국 드라마의 인기가 팬덤 이상으로 자리 잡아가는 추세다.

특히, 중국 방영 당시 큰 인기를 끈 '랑야방:권력의 기록', '위장자', '화천골' 등은 국내에 정식 수입되어 중국 드라마 마니아의 지지 속에서 국내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방영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2016년 중국에서 방영되어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인 양양(26.杨洋)주연의 미미일소흔경성은 드라마가 한국에 공식적으로 소개되기 전임에도 중국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는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서는 주연 배우들의 팬덤도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그 인기에 힘입어 한국에 방문해서 뮤직비디오나 광고 촬영을 하는 것 등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직접 팬미팅 행사를 개최하거나 콘서트를 여는 등 한국 내에서의 인기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11월 12일 중국에서 인기를 끈 웹드라마 상은(上瘾)의 주연 배우 황징위(24.黄景瑜)가 한국에서 첫 팬미팅을 열었다. JOHNNY WITH YOU 2016 ASIA FAN MEETING TOUR IN KOREA라는 제목으로 개최된 팬미팅은 아시아 투어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행사였다.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은 2,500명의 팬으로 가득 찼다. 팬미팅 당시 이벤트에 참가했던 고등학생을 자녀로 둔 어머니 팬은 황징위가 톱스타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그를 축복해주었다. 또한, 황징위와 함께 주연을 맡았던 가수 겸 배우 쉬웨이저우(许魏洲)도 지난 6월 한국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는데 티켓 3,000장이 3분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최근 한국 내 정치 전략 상황과 맞물려 중국 내 한류는 주춤하고 있는 사이, 다양해진 드라마 소재와, 경쟁력 있는 스타들을 환호하는 팬덤에 힘입어 한국 내 중류는 점점 확산하고 있어 중국 스타들의 한국행은 앞으로도 그 기회가 늘어날 전망이다. 재미있는 소재의 드라마와 젠틀하고 화려한 이미지의 중화권 스타들을 한국에서도 접하기 쉬워지면서 한국 내 중류는 이미 문화 속 한 흐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듯싶다.

한편, 지난 12일 국내 첫 팬미팅을 성황리에 마친 중국 배우 황징위가 출연한 화재의 웹드라마 상은(上瘾)은 IP TV 서비스를 통해 국내 정식서비스 될 예정이며, 현재 팬들의 성원 속에 원작 소설 또한 국내에서 번역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