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문화에 능통한 譯者 발굴을"

"해석이 아니라 문화를 전달해야 합니다. 그래야 세계의 독자가 한국의 독자가 됩니다." 켈리 팰커너(47), 한 웨이둥(48), 장-클로드 드 크레센조(64)가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들은 영국과 중국·프랑스에서 한국 문학 보급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제4회 한국문학번역원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2002년 김동리의 '무녀도'를 시작으로 한용운·박경리·이청준 등의 책 20여권을 출간해온 상하이역문출판사의 한 대표는 "10년 전부터 한류가 확산하면서 자연스레 대중적 관심이 문학으로도 옮겨가리라 생각했고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출판사 에디터 출신 팰커너는 2013년 영어권 문학 에이전시 'Asia Literary Agency'를 설립했고 내년에 한유주의 '불가능한 동화'를 미국과 영국에서 출간한다. "천명관·배수아 등 젊은 작가들의 도전적인 실험에 주목하고 있어요. 이런 새로운 흐름은 한국 문학이 표출하는 강력한 자신감이라고 봅니다."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 교수이자 드크레센조 출판사 대표인 드 크레센조 교수는 시·소설을 넘나드는 활발한 한국 문학 번역과 함께 2009년부터 한국 문학 웹진 '글마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총체적 번역'을 주문했다. 한 대표는 "좋았던 번역서 중엔 현지 독자를 위해 내용에 변화를 준 경우가 많았다"며 "출발어(한국어)는 물론 도착어(중국어)와 현지 문화에 능통한 역자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 크레센조 교수가 강조했다. "한국 문학은 아직도 낯선 땅입니다. 어떤 평론가는 '더 읽히려면 더 큰 욕망이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저는 욕망 대신 '사랑'을 넣고 싶습니다."

이 밖에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와 로잔스카 카타지나, 김순희, 조경혜 번역가가 제14회 한국문학번역상을 받는다. 시상식은 8일 오후 7시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