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2.09 03:08

대형TV 판매량 점점 증가세
삼성, 주력으로 65인치 밀고 LG도 올해 77인치 선보여

가까이서도 해상도 좋아지고 LCD 보급 초기보다 가격 저렴

세계 TV 판매량 1위인 삼성전자는 지난 5월 65·78·88인치 TV 신제품 3종을 출시했다. 현재 주력으로 밀고 있는 것은 65인치 모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의 대형 TV 선호에 맞춰 초대형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올해 77인치 최고급 'LG시그니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선보였다. 상용화 10년이 넘은 LCD(액정화면)에 비해 OLED 대형 패널은 만들기 어렵지만 대형 TV 수요를 겨냥해 파격을 시도한 것이다. LG전자는 차세대 제품인 OLED TV를 전량 55인치 이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화질이 좋아지고 가격은 내려가면서 대형 TV 수요가 커지고 있다.
화질이 좋아지고 가격은 내려가면서 대형 TV 수요가 커지고 있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홍보관에서 방문객들이 삼성전자의 곡면 화면 TV를 살펴보고 있다(왼쪽).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CES 2016’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LG전자 TV를 둘러보고 있다. /블룸버그·플리커
TV 대형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대형 TV 화질이 선명해지고, 가격은 떨어지면서 초대형 TV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과거 '20평대 집에는 40인치, 30평대 집에는 50인치'처럼 통용되던 '공식'도 사라지는 추세다. TV·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이런 추세에 맞춰 TV 대형화 경쟁에 나서고 있다.

TV 화면 키우는 TV·디스플레이 제조사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전 세계 대형(55인치 이상) TV 판매량 비중이 내년 처음으로 20%를 돌파할 것으로 8일 전망했다. 또 다른 조사기관 IHS는 전 세계 평균 TV 화면 크기가 올해 처음으로 40인치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TV 제조사들은 대형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50인치 이상 제품 비중을 지난해 20%에서 올해(1~3분기) 24%로 늘렸다. 반면 39인치 이하 비중은 45%에서 40%로 줄였다. LG전자 역시 대형 TV 비중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려면 신소재·고화질 패널과 대형 화면으로 차별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60인치 이상 TV 전 세계 판매량 전망 외
저가 제품을 앞세웠던 중국 업체들도 대형 TV를 잇따라 선보이며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IFA 2016'에서 TCL·하이센스 등 중국 제조사들은 일제히 65인치 이상 대형 TV를 전시했다.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9월 중국 CSOT가 조성 중인 대형 LCD 패널 생산 법인에 약 3500억원을 투자해 지분 9.8%를 확보했다. CSOT와 협력해 대형 LCD 패널을 공급받기로 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중국 광저우 대형 LCD 생산 공장의 물량을 계속 늘리고 있다. 2014년 월 6만장 규모로 가동을 시작해 현재는 2배인 월 12만장까지 확대했다.

중국 패널 업체들도 대형 LCD 패널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2018년 가동을 목표로 삼성·LG보다 더 큰 패널을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짓고 있다. 현대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이들이 짓고 있는 생산 라인은 초대형 프리미엄 TV 생산에 최적화돼 있다"며 "65·70인치 패널 생산성이 한국이 보유한 라인의 2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기술 발전으로 대형 제품 수요 커져

TV 대형화 추세는 제조사와 소비자 사이의 선순환에 따른 것이다. 대형 TV 수요가 늘면서 제조사들이 화면이 더 큰 제품을 값싸게 내놓고, 이에 따라 다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LCD TV 보급 초기였던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서 29인치 가격은 1000만원이 넘었다. 패널 생산 기술이 발전한 지금은 60인치 이상 제품도 2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제조 기술 발전도 대형 TV 수요를 끌어올리는 원인이다. 대표적으로, 가정에서 큰 TV를 봐도 화질 저하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화면 해상도(解像度)가 높아지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화질이 더 좋은 초고화질(UHD) TV가 본격 보급되고 초고화질 콘텐츠가 늘어나면 대형 TV 수요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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