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리족 혼혈 미혼모, 뉴질랜드 부총리 됐다

미혼모 출신의 마오리족 혼혈 소녀였던 폴라 베넷(47·사진) 의원이 뉴질랜드의 부총리가 됐다고 영국 가디언 등이 1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날 베넷은 뉴질랜드 집권당인 국민당 의원총회에서 당 부대표로 선출됐다. 뉴질랜드는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어 집권당 부대표는 자동으로 부총리가 된다.

베넷은 뉴질랜드 북섬 타우포에서 고교에 다니던 17세 때 딸을 낳은 미혼모다. 정부 복지 수당을 받으며 딸을 혼자 키웠다. 22세 때 오클랜드로 이사해 접시닦이, 보조 간호사 등으로 일하다 매시대 사회복지과에 진학했다. 그는 학생회 활동을 하며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졸업 후 머리 매컬리 의원 사무실에서 일했다. 2005년 총선에서 당선된 후 연이어 4선을 하며 사회주택 장관, 기후변화 장관 등을 역임했다.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많아 10대들이 싸우는 것을 보고 차에서 내려 뜯어말린 일화는 유명하다.

베넷 부총리는 "열일곱 살 미혼모로 살 때 나는 직업이 없었고 매우 암울했다"며 "그러나 뉴질랜드는 내게 두 번째 기회를 줬고 그 덕에 부총리 자리에 앉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