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기춘 出禁… "정유라 반드시 부를것"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김기춘(77)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수사 대상자를 대거 출국 금지하고, 오는 20일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15일 밝혔다. 특검은 또 수사에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 관저(官邸)에 대한 압수 수색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박 특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여러 차례 할 수는 없으니 한 번에 끝내는 것이 좋고, 최대로 해도 두 번 정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사 전에) 완벽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특검은 박 대통령을 대면 조사하겠다고 밝히면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문제 등을 고려해 청와대나 제3의 장소에서 방문 조사를 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특검팀의 대통령 조사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 출연금을 낸 대기업 총수 등에 대한 조사를 완료한 뒤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특검팀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 외에도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인 김영재씨, 박근혜 대통령 자문의를 지낸 김상만씨 등도 출국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출금 대상에서 제외한 일부 기업인도 출금 대상에 포함됐다고 한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미 검찰이 출국 금지한 상황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출국 금지와 관련해서는) 필요한 조치는 다 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특검팀은 1차 수사 기한인 70일 이내에 가급적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특검 수사는 1차로 70일간 할 수 있고, 박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30일 더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수사 대상인 박 대통령의 연장 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70일 뒤인 오는 2월 말 수사의 결론을 내겠다는 것이다. 박 특검은 "오는 20일쯤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면 바로 피의자 조사, 참고인 소환 조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며 "(수사 기간) 70일은 절대 긴 시간이 아니다"고 했다.

특검팀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를 반드시 귀국시켜 조사할 계획이다. 박 특검은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정유라씨에 대해서 어떤 조치를 했는지, 어떻게 돌아오게 할 수 있는지를 지금 확인 중"이라며 "독일에 머물고 있는 정씨를 귀국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겠지만 자진해서 들어오는 게 최고"라고 했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독일과의 수사 공조 등을 염두에 두고 독일 사법 체계에 밝은 변호사 1명을 특별수사관으로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특검은 국회에서 진행 중인 '최순실 청문회'에 나온 증인들의 위증 여부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박 특검은 이날 "아주 뻔한 걸 위증하는 증인도 있다"고 했다. 특검팀은 이를 위해 검찰 수사 기록과 청문회 증인들의 말을 비교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변호사 등으로 구성되는 40명의 특별수사관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여유를 두고 필요에 따라 전문성을 가진 변호사를 인선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로펌들이 특별수사관 제의를 받은 소속 변호사들의 특검팀 참여를 만류하고 있다는 말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특검의 수사 대상이 삼성·SK·롯데 등 로펌의 주요 고객인 대기업이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일부 로펌 변호사는 특검팀 참여를 승낙했다가 소속 로펌의 반대로 3시간 만에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