重力波 밝힌 곤살레스… 2016년 '으뜸 과학자'

영국에서 발간되는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우주의 비밀을 밝힌 과학자에서부터 인공지능 '알파고' 개발자, 불임 치료 의사에 이르기까지 올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과학자 10명을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맨 위에 이름을 올린 과학자는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의 물리학자 가브리엘라 곤살레스 교수다. 지난 2월 미국·한국·독일·영국 등 13국 과학자 1000여 명이 참여한 '고급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라이고) 연구단'은 100년 전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 예측한 '중력파(重力波)'의 존재를 처음 확인했다고 밝혔다. 네이처는 "곤살레스 교수는 라이고 대변인으로서 여러 연구그룹의 관측 데이터 분석을 조율하는 핵심 역할을 맡았다"고 밝혔다.

중력파는 별의 폭발이나 블랙홀 생성과 같이 우주에 초대형 사건이 발생할 때 중력 에너지가 물결처럼 퍼져 나가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일시적으로 시·공간이 뒤틀린다. 라이고는 수㎞ 떨어진 두 연구시설의 거울을 오가는 레이저가 미세하게 흔들리는 것을 통해 중력파를 확인했다. 과학계는 "우주의 탄생과 진화 과정을 알려줄 금세기 최고의 발견"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구글의 인공지능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도 올해의 과학자로 뽑혔다. 지난 3월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는 서울에서 치러진 바둑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을 4대1로 꺾었다. 웹(WWW) 창시자인 팀 버너스-리는 허사비스에 대해 "우리 행성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허사비스는 인공지능이 인간과 겨룰 다음 종목으로 바둑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지목했다.

의학과 생명과학에서도 스타가 대거 탄생했다. 지난 9월 미국 뉴욕 뉴호프 산부인과의 존 장 박사는 유전자를 물려준 부모가 세 명인 '세 부모 아기'를 세계 최초로 탄생시켰다고 발표했다. 그는 유전병을 차단하기 위해 임신 예정인 여성 환자의 난자에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건강한 기증 난자의 것으로 대체했다. 하지만 미국의 법 규제를 피해 멕시코에서 시술해 논란을 낳았다. 브라질의 셀리나 터치 박사는 모기를 통해 전염되는 지카 바이러스가 태아의 뇌를 축소시키는 소두증(小頭症)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MIT의 케빈 에스벨트 박사는 유전자를 마음대로 자르고 붙일 수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잠재적 위험성을 경고해 주목받았다.

이 밖에 영국 퀸메리 런던대의 기옘 앙글라다-에스쿠데 박사는 지난 8월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켄타우리'에서 지구와 비슷한 외계행성(外界行星)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호주 북동부에 있는 세계 최대의 산호초가 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하얗게 말라죽고 있다고 경고한 호주 산호초연구소의 테리 휴스 박사,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수소불화탄소(HFC)에 대한 감축협약을 이끌어낸 네덜란드 보건환경연구소의 구스 벨더스 박사, 물리학계의 성소수자 차별을 세상에 알린 미국 뉴햄프셔대의 엘레나 롱 박사, 과학 논문 6000만편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만든 카자흐스탄의 대학원생 알렉산드라 엘바키안도 올해의 과학자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