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난동 2시간동안 허둥지둥' 대한항공 꼬집은 유명 팝스타

대한항공 기내에서 한국인 승객이 벌인 소동이 1990년대 유명 팝 발라드 가수였던 리처드 막스(53·미국)의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졌다.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21일 여객기 안에서 술에 취해 승무원들을 때리고 행패를 부린 혐의로 임모(34·회사원)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임씨는 20일 오후 2시 20분쯤 베트남 하노이 공항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KE480) 프레스티지(비즈니스)석에서 술에 취해 옆자리에 앉아 있던 다른 한국인 승객 A(56)씨의 얼굴을 때리는 등 2시간가량 소란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이 과정에서 자신을 말리던 여승무원 2명의 얼굴과 배를 때리고, 정비사의 정강이를 걷어차며 욕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소동을 피우던 임씨는 막스를 비롯한 다른 승객들과 승무원들에게 제압됐다. 승무원들은 임씨를 포승줄에 묶어 인천공항까지 데려온 다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넘겼다.

막스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상황을 알리는 글을 사진과 함께 올렸다. 그는 "한 미친(psycho) 승객이 승무원과 다른 승객들에게 행패를 부렸지만 승무원들은 이런 상황에 대비한 훈련이 전혀 돼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의 아내도 페이스북에 "승무원들이 묶은 포승줄이 느슨해져 (난동자가) 이후 3차례나 벗어났다"고 적었다. 막스는 이 비행기를 이용해 한국으로 왔다가 곧바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떠났다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 임씨는 회사 출장으로 베트남에 갔으며, 비행기를 타기 전 이미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기내에서 주는 양주를 2잔 반가량 더 마시고 완전히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객 A씨는 경찰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취해서 혼자 계속 중얼거리고, 내게 말을 걸었는데 상대하지 않았다"면서 "두어 시간 후 그가 갑자기 '이 형 센스가 없네'라면서 내 얼굴을 때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술에 취한 임씨를 보호자인 아버지에게 넘겨 일단 집으로 보냈으며 조만간 불러 난동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임씨의 아버지는 무역 관련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지난 9월에도 인천공항에서 하노이로 가는 비행기에서 기내 난동을 부린 적이 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