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엘리자베스 여왕, 일 버거웠나…

엘리자베스 2세(90·사진) 영국 여왕이 올 연말 자신이 후원하는 600여 개 단체 중 25개 단체 후원자에서 물러날 예정이라고 버킹엄궁이 20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여왕이 후원하는 단체들은 즉위 첫해인 1952년부터 후원해 온 윔블던 테니스를 비롯해 주로 스포츠와 아동복지 관련 단체들이다. 여왕이 내놓을 후원자 자리들은 대부분 왕실 인사들에게 넘겨질 예정이다. 테니스 열혈 팬인 케이트 미들턴 세손빈이 윔블던 후원자 자리를 계승하고 해리 왕세손이 럭비 풋볼 유니언의 후원자를 물려받기로 했다.

여왕이 이렇게 일부 단체 후원자에서 물러나는 것은 내년 91세가 되는 여왕의 과도한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남편 필립공도 90세를 맞은 지난 2011년 많은 단체 후원자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여왕은 몇 년 전부터 조금씩 공식적인 업무를 줄이고 있다. 2014년 한 해 동안 196회 공식 일정을 소화한 반면 작년엔 177회로 줄였다. 일부에선 여왕이 업무를 축소하면서 차기 왕실 안주인으로 점쳐지는 케이트 미들턴 세손빈의 대내외 영향력이 커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버킹엄궁은 "여왕은 여전히 많은 단체의 후원자로 남아 있을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