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을 타고 가면서 바로 옆의 승객이 책을 읽는 것을 보게 되었다. 제목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 슬쩍 어깨너머로 보았다. 그런데 그분이 한 페이지를 30분 이상 정독을 하고 있어 나도 함께 읽을 수 있었다.
요약하면 이런 이야기였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을 찾기 위해 시골 길을 걷다가 행복에 겨워 노래를 부르는 농부를 발견하여 물어보았다.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하고 묻자 농부는 “저는 항상 행복합니다.” 라고 대답을 하여 얼마나 행복한지 계속 묻게 되었는데 그 답변을 듣고 나서 그가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결론을 지었다는 내용이었다.
농부는 한때 가난하여 신발이 없어 불편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발이 없는 사람을 만나게 된 순간 자신은 아주 행복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이웃에서 직장생활 하시는 분이 정리해고를 당해 실직하여 불행하게 지내는데 자신은 늘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어서 행복하다는 것이었다.
사진=조선일보DB
그는 덧붙여 사람들은 자신이 소유하여 누리고 있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늘 불행을 느끼게 된다는 이야기로 스토리가 되어있었다.
고대 희랍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론이 생각났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어떤 목적을 가졌는데,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이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덕을 쌓아야 하는데 이성에 알맞은 덕스러운 활동을 통해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덕은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습관을 통해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또,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용(中庸)의 생활 자세를 강조하였다.
공자도 중용을 아는 자는 많아도 실천하는 이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었다. 그래서 행복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위 이야기에 나오는 시골 농부는 이미 생활 속에서 중용의 의미를 터득했기에 항상 늘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시골 농부처럼 나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나에게 주어진 현실에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다. 왼쪽 다리는 골수염을 앓은 후 후유증으로 걸음걸이가 불편하지만 그래도 행복함을 느낀다. 아마 어쩌면 내가 아프지 않고 정상적이었다면 더 행복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역설적인 이야기지만 나는 역경을 극복할 수 있었기에 행복한 것으로 생각해본다.
행복이란 부에서 찾을 수만도 없고 선한 생활을 하면서, 건강하게 열심히 일하고 배우면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경제적으로 크게 부족함이 없이 긍정적으로 사는 습관을 기른다면 매일 같이 나를 찾아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