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3일만 넘겨라

'새해에 담배를 끊겠다'고 결심한 흡연자의 고비는 금연 사흘째라는 빅데이터 분석이 나왔다. 금연이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속설이 입증된 것이다.

삼성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2일 편의점에서 흡연자들이 쓴 신용카드 매출 내용을 추적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2015년 11~12월 편의점에서 5일 이상 담배 한 갑 가격(4500원)을 결제한 사람들을 흡연자로 추정하고, 이후 6개월간 이들의 담배 소비 패턴을 분석했다.

그 결과 흡연자 4명 중 1명은 신년 이후 3일 안에 금연을 포기하고 담배를 샀다. 특히 사흘째에 담배를 산 사람 비율은 전체 흡연자의 14%, 7명 중 1명꼴이었다. 금단 증상이 보통 금연 후 2~3일에 가장 심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새해 첫날부터 보름까지 흡연자의 약 57%, 한 달 사이에 약 77%가 담배를 재구매했다. 첫 달이 지나기 전에 금연을 결심했던 10명 중 8명은 담배를 다시 피웠다는 뜻이다. 반면 6개월 동안 금연에 성공한 이는 기존 흡연자의 약 23%에 머물렀다.

흡연자들이 한 달만 담배의 유혹을 이겨내면 이후 금연 성공률이 크게 올라갔다. 삼성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특히 다섯 달 정도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금연 성공률이 90%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3일에 한 갑 이상씩 피우는 골초는 다른 흡연자보다 금연이 어려웠다. 이 집단의 금연 실패율은 일주일에 담배 한 갑을 피우는 흡연자 집단보다는 2.5배 높았다. 성·연령별로는 20~30대, 남성일수록 금연 성공률이 낮았다. 금연 성공률이 가장 높은 집단은 40대 여성(32%)이었다. 여성 금연자는 한약이나 건강 보조 식품 복용, 스포츠센터 등록 등을 통해 금연에 도움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니코틴 패치 등 금연 보조제를 이용해 금연 성공률을 높이라고 조언한다. 김대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보조제 없이 금연에 성공하기란 마취를 하지 않고 충치를 뽑는 일처럼 어렵다"면서 "순수 의지로 2년 이상 금연하는 사람은 전체의 3%에 불과한 만큼, 금연 보조제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