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세, 사이클 타기 좋은 나이지"

100세가 넘어도 사이클을 향한 열정을 멈출 순 없었다.

BBC는 4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외곽의 생 캉탱 앙 이블린 국립 경륜장에서 열린 사이클 경기에서 105세 프랑스인 로베르 마르샹〈사진〉이 1시간 동안 22.547㎞를 달려 105세 이상 연령대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고령자 사이클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그는 연이어 신기록을 깨고 있다. 2014년에는 1시간 동안 26.927㎞를 달려 100세 이상 선수 최고 기록을 썼다.

경기를 마친 뒤 마르샹은 프랑스 BF MTV에 "경기 종료 10분 전을 알리는 신호를 보지 못했다"며 "봤더라면 더 빨리 달렸을 것"이라고 했다. 지친 기색은 없었다. 그는 "다리는 조금도 아프지 않다. 류머티즘을 앓고 있어 팔이 조금 아플 뿐"이라고 말했다.

모든 연령대 기록으로는 2015년 영국의 사이클 영웅 브래들리 위긴스가 세운 세계 최고 기록 54.526㎞의 절반밖에 안 된다. 하지만 관중은 마르샹이 완주하자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그는 "나는 챔피언이 되려고 온 것이 아니라 여전히 사이클을 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1911년생인 마르샹은 22세까지 선수 훈련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코치는 "체구가 너무 작아서(150㎝에 50㎏) 훌륭한 기록을 세우지 못할 것"이라며 사이클을 포기하게 했다. 그 뒤 소방수·정원사·트럭운전사 등을 전전했다. 캐나다에서 벌목공으로 일하기도 했다. 사이클을 다시 시작한 것은 은퇴 후인 75세 때였다. 1992년 여든이 넘은 나이로 파리에서 러시아 모스크바까지 자전거 완주에 성공했고 2012년엔 1시간에 24.25㎞를 달려 100세 이상 사이클 신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