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 역대 최다관왕 기록

"눈앞에서 문이 '쾅' 닫히는 경험을 한 젊은 예술인 여러분, 이 영화를 통해 때때로 포기하고 싶더라도 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갈 힘을 나누고 싶습니다."

제7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로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에마 스톤(29)은 "꿈꾸는 이들을 위한 영화"라며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를 만들겠다는 데이미언 셔젤 감독을 미친 사람 취급하지 않고 기회를 준 영화사와 제작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영화에서 진짜 재즈 팬을 위한 재즈바를 꿈꾸는 피아니스트 라이언 고슬링(37)은 남우주연상을 가져갔다.

8일 오후(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라라랜드'를 위한 축제의 밤이었다. '라라랜드'는 감독·각본·주제가·음악상과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남녀주연상 등 후보로 올랐던 7개 부문을 모두 휩쓸었다. 골든글로브 74년 역사상 최다 수상 기록. 감독상·각본상을 받은 셔젤 감독은 "진짜 멍하고 어리둥절하다"고 했다.

최근의 할리우드는 더 이상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를 만들지 않고 있지만 '라라랜드'는 원작의 인기에 기대지 않고도 작품성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평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8일까지 273만 관객을 모았다. '라라랜드' 주제곡 '별들의 도시(City of Stars)'는 주제가상을, 음악감독 저스틴 허위츠는 음악상을 받았다. 드라마 부문 작품상은 '문라이트'가, 남녀주연상은 '맨체스터 바이 더 시'의 케이시 에플렉과 '엘르'의 이사벨 위페르가 각각 받았다. 디즈니의 '주토피아'는 애니메이션상을 안았다.

이날 시상식 오프닝에서는 사회를 맡은 유명 TV쇼 진행자 지미 펄롱이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 배우 티나 페이, 에이미 애덤스 등과 함께 '라라랜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무대를 선보였다. 미국 민주당의 아성인 할리우드의 축제답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풍자도 이어졌다. 세실 B 드밀 공로상을 받은 배우 메릴 스트리프는 선천성 장애가 있는 뉴욕타임스 기자를 조롱한 트럼프의 언행을 지적하며 '감전된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넷플릭스의 영국 왕실 드라마 '더 크라운(The Crown)'은 선풍적 인기를 끈 판타지 '왕좌의 게임'과 SF시리즈 '웨스트월드(Westworld)'를 제치고 TV드라마 시리즈 작품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