쎈 엄마, 쿨한 엄마, 다정한 엄마

더 '쎈' 엄마들이 온다. 연예인 가족을 중심으로 엄마와 자녀 관계를 섬세하게 조명해온 TV조선 간판 예능 '엄마가 뭐길래' 출연진이 새롭게 바뀐다. 배우 이승연(49), 윤유선(48), 이상아(45)가 그 주인공. 강주은, 이혜원, 이성미의 뒤를 이어 엄마로서의 일상과 고민을 시청자와 공유하기 위해 나선다. 12일 밤 11시 첫 방송 한다.

지난 7일 첫 스튜디오 녹화 현장에서 만난 이승연은 "셋 중 나이는 내가 가장 많은데 아이는 제일 어리다"며 웃었다. 딸 아람이는 초등학교 1학년. 마흔 넘어 낳은 귀한 늦둥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딸을 '내 것'이 아니라 하나의 독립적인 존재로 키우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했다. 방송에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쿨'한 엄마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승연은 "아이 키우며 느끼는 요즘 행복이 지나온 인생의 그 어떤 시절보다 크다"고 했다. "인생의 문제를 스스로 판단하고 감당하는 사람으로, 실수하거나 슬픔을 겪더라도 끝이라 생각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어요."

윤유선은 아역 배우로 데뷔해 연기 경력만 40년이 넘었다. 지금까지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 수백 편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엄마 역할이었다고 한다. 20대 중반부터 아이 있는 여성 역을 맡기 시작해 늘 순하고 다정한 엄마를 연기해왔다. 실제로는 어떨까. 그는 중3 아들 동주와 중1 딸 주영이 엄마다.

"아이들 어렸을 때 가족 여행 가서 찍었던 영상을 최근 다시 봤어요. 굉장히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는데도 제 표정은 무척 피곤해 보이더라고요. 아이들을 나도 모르게 저런 얼굴로 대하고 있는 건지, 나와 아이들 일상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확인하고 싶어졌어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학원을 여러 군데 보내는 대신 아침·저녁식사를 함께하면서 가족끼리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왔다. 덕분에 아직까지는 사춘기 자녀들과 갈등이 별로 없다고 한다. "아이들이 엄마 직업을 이해하고, 저와 아이들이 함께 성장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상아는 최근 방송을 통해 세 번째 이혼 사실을 알렸다. 딸 서진이를 데리고 재혼했던 그는 아이가 새아빠와 친해질 수 있도록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하고 자신은 일부러 뒤로 빠져 있는 날이 많았다고 했다. "딸이 사춘기가 되니 티격태격 싸우고 토라지는 일도 잦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때가 많아요." 이제라도 딸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도타운 관계를 쌓고 서로 이해하고 싶단다. 그는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나랑 우리 딸은 잘 안 맞는 것 같아요. B형(혈액형)과 A형이 만나서 그런가?"라며 웃었다.

딸은 연예인을 꿈꾸며 지난해 예고에 진학했다. 줄곧 반대해왔던 이상아도 이제는 지켜봐주기로 했다. "하나뿐인 내 혈육, 의지하고 싶은 내 유일한 식구인 딸이 밝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며 "이 방송을 계기로 딸에게 멋진 엄마로서 인정받고 싶다. '우리 엄마 최고'라는 말이 듣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