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비결은 입담과 솔직함"

"10년 동안 매일 라디오 프로를 하다 보니 직장인이 된 기분입니다."(정찬우)

"저희는 이 프로그램 말고도 스케줄이 다 똑같아서 한 팀이라는 게 몸에 배어 있어요. 다른 연예인 둘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오기 어렵지 않았을까요?"(김태균)

SBS 라디오 프로그램 '두시탈출 컬투쇼' 진행자인 개그맨 정찬우(49)·김태균(45)이 방송 10주년을 맞아 10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2006년 5월 시작된 이 방송의 10세 생일은 작년이었지만 바쁜 스케줄 때문에 미뤄오다 신년을 맞아 자리를 마련했다.

컬투쇼는 방송 첫해 동 시간대 청취율 1위, 이듬해 FM 전체 청취율 1위, 2008년에는 라디오 전체 청취율 1위에 오른 뒤 지금까지 정상을 지키고 있다. 두 DJ 모두 '솔직함'을 비결로 꼽았다.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사연이 들어오면 '딴 여자 만나요' 하고, 고 3인데 라디오 듣고 있다는 청취자에게는 '그럼 재수해 너' 했어요. 예전엔 그러면 심하게 욕을 먹었는데 이제는 솔직함으로 받아들여지게 된 거죠."(정찬우) 김태균도 "라디오를 하는 동안 결혼을 했고 아들이 태어나고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며 "이제는 라디오가 가족처럼 느껴져서 가족에게 얘기하듯 진행한다"고 말했다.

배꼽 잡는 사연과 두 DJ의 재치 있는 입담이 컬투쇼의 장기다. 웃음은 때로 막다른 길에 몰린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기도 했다. 김태균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한강 가는 택시 안에서 우리 방송을 듣고 웃음이 나와 살아갈 희망을 얻었다던 청취자의 사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1994년부터 23년째 한 팀으로 활동해오고 있다. 수시로 지방 공연을 가면서도 10년 동안 라디오 방송에 '개근'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정찬우는 "라디오라는 매체는 사랑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TV는 편집을 하고 출연자들끼리 서로 배려해줘야 할 때가 많지만 라디오는 생방송으로 내 생각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어요. 그 매력에 빠지지 않으면 DJ 못 하죠."

정찬우와 김태균은 "일등을 지키는 동안에는 프로그램을 계속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프로그램 이름은 컬투쇼지만 이제는 우리 마음대로 그만둘 수 없을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김태균) "처음에 태균이에게 '2등 하면 그만두자'고 했었는데 이렇게 오래 갈지 몰랐어요. 많은 분이 즐거워해주셔서 지금은 그만둘 수가 없네요."(정찬우)